LG 케이시 켈리가 25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켈리는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켈리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27타자를 상대로 1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4-0 완봉승을 수확했다.
역대 KBO리그에서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은 켈리가 4번째다. 1안타 완봉승은 역대 48번째다. 무4사구 완봉승은 올 시즌 2호이자, KBO리그 역대 140번째다. 켈리는 KBO리그 진출 이후 개인통산 2번째 완봉승으로 시즌 4승(7패)째를 챙겼고, 평균자책점(ERA)도 5.13에서 4.66으로 크게 낮췄다.
켈리는 이날 압도적 투구를 이어나갔다. 1회초를 삼진 1개와 외야플라이 2개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출발했다. 2회초에도 12개의 공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LG 타선은 2회말을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켈리의 부담을 덜어줬다. 오스틴 딘이 좌익수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렸고, 박동원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2루에서 등장한 문보경은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을 상대로 볼카운트 3B-2S에서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월 3점홈런(시즌 10호)을 쏘아 올렸다. LG는 계속된 1사 2루에서 안익훈의 우중간 적시타로 4-0까지 달아났다.
넉넉한 점수차를 등에 업은 켈리는 계속해서 공격적 투구로 삼성 타자들의 배트를 끌어내며 투구수를 줄였다. 6회초까지 58구만 던졌고, ‘완벽한 게임’이 이어졌다. 8회초 2사 후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는 퍼펙트게임에 아웃카운트 단 3개만을 남겨뒀다. 투구수는 94개였다.
삼성 윤정빈(왼쪽)이 25일 잠실 LG전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다. 이 안타로 켈리의 퍼펙트게임이 깨졌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9회초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25번째 타자를 넘지 못했다. 볼카운트 0B-1S에서 윤정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으로 숨을 고른 켈리는 후속타자 강민호는 병살타로 유도했고, 김헌곤마저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27타자만을 상대하고 경기를 끝냈다. 투구수는 102개였다.
LG 케이시 켈리(왼쪽)가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을 거둔 뒤 포수 박동원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켈리는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보였다. “팬들의 응원 때문에 눈물이 났다”는 그는 “야구인생에서 딱 한 번 있을 만한 기회였다.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게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이라면 오늘이 2번째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체인지업을 낮은 코스로 잘 던졌는데 타자(윤정빈)가 잘 쳤다. 퍼펙트게임이 마감된 이후 관중석에 모자를 벗어 인사한 것은 팬들의 성원에 대한 인사였다. 이후 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수비력을 발휘하는 동료들 덕분에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한 그는 “시즌 초반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최근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구속도 잘 나오고 있다. 계속 좋은 투구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LG 케이시 켈리가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을 거둔 직후 두 팔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