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미, 시청역 참사에 감상 글 뭇매 “일기장에 써라”→“어지럽게 해 죄송” [전문]

입력 2024-07-02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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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미 SNS

사진=이주미 SNS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하트시그널4’ 출신 변호사 이주미가 자신의 SNS에 감상 글을 올려 뭇매를 맞았다. 관련해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했다.

이날 이주미는 SNS에 “저녁에 들려온 비보에 밥 먹으며 스쳐 지나가듯 본 이 부부의 대화가 잔상처럼 맴돈다”라는 글과 함께 배우 봉태규, 작가 하시시박 부부가 유튜브에 출연한 장면을 캡처해 올렸다.

당시 하시시박은 "저는 요즘 하는 이야기가 젊었을 때 내가 못 누린 것과 너의 젊었을 때를 내가 놓친 게 너무 아깝다고 한다"라고 말했고, 봉태규는 "지금보다 빨리 만나서 내가 몰랐던 모습을 보고 겪고 그랬으면"이라고 공감하며 잉꼬부부의 면모를 보였다.

이 장면을 갈무리한 이주미는 “그저 당연한 하루라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순간을, 사랑을 조금 더 아쉬워하고 애틋하게 여기며 살아야겠다. 촌스럽고 낯간지러워도 그 감정을 계속해서 꺼내놓아야지 싶은 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이 공개되자 누리꾼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고 피해자 유족들 앞에서는 그런 말 못 할거면서 일기장에 쓰셔야죠”, “허망하게 죽은 분이 9명이나 있는데…경솔했다”, “아무리 자신의 감성을 뽐내고 싶어도 이건 너무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이주미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했다. 이주미는 “글의 요지는 7월 1일 저녁 서울에서 있었던 비보 이후 제가 품었던 생각 중 하나였다”라며 “아래 모든 글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슬픔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에 더해 다함께 아파하고 슬퍼해야하는 시점에 제 글들로 마음을 어지럽게 해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보를 접하고 이미 선행된 슬픔이 있었기에 단문의 애도만을 남기는 것이 오히려 조심스러웠다. 동시에 누군가의 일상이 이렇게도 쉽게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 허망했다. 모든 생각의 과정을 담지 못할 짧은 게시물에, 자투리 하나만을 남 긴 것이 저의 실수이자 부족함이라 여기고 있다. 부족한 배려심과 생각에 기해 이어진 행동이라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주미는 “상처 입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통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라면서 “누구보다도 제게 깊게 남은 과오가 되었기에 다시 한번 잘 새기고 마음가짐과 행동을 다잡겠다”라고 덧붙였다.

● 이하 이주미 전문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주미입니다.

7월 2일 자정으로 넘어갈 무렵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글을 게재했습니다. 글의 요지는 7월 1일 저녁 서울에서 있었던 비보 이후 제가 품었던 생각 중 하나였습니다.

아래 모든 글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슬픔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이에 더해 다함께 아파하고 슬퍼해야하는 시점에 제 글들로 마음을 어지럽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전문에 말씀드린 게시글과 관련하여 게재 직후 몇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염려부터 질타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며, 제 게시물이 문제가 있음을 깨닫기에 충분했습니다. 언행이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하여 곧바로 게시글을 삭제했지만 캡쳐본이 확산되며 많은 분들께서 확인하신 것 같습니다.

비보를 접하고 이미 선행된 슬픔이 있었기에 단문의 애도만을 남기는 것이 오히려 조심스러웠습니다. 동시에 누군가의 일상이 이렇게도 쉽게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 허망하였습니다. 모든 생각의 과정을 담지 못할 짧은 게시물에, 자투리 하나만을 남 긴 것이 저의 실수이자 부족함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부족한 배려심과 생각에 기해 이어진 행동이라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의 의견 하나, SNS 게시물 하나라고 치부하기에는 그동안 영향력에 관해 깊이 고민하고 체감하여왔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 또한 없습니다.

온전히 애도하고 애도받 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시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혹여나 상처 입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통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합니다.

나아가,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께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누구보다도 제게 깊게 남은 과오가 되었기에 다시 한번 잘 새기고 마음가짐과 행동을 다잡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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