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이유 있는 박스오피스 역주행…“리메이크 영화의 좋은 예”

입력 2024-07-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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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EW

2010년 캐나다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을 리메이크한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가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며 극장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비교적 무명 배우를 내세운 B급 감성을 무기 삼았던 원작의 재기발랄함을 살리면서도 국내 정서에 맞춰 유연하게 변주한 영화에 대한 호평까지 쏟아지고 있다.

●리메이크 영화의 ‘좋은 예’

자칭 핸섬가이즈인 두 남자가 귀신 들린 집에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는 26일 박스오피스 4위로 스타트를 끊었으나 이틀 만에 3위에 올라선 데 이어 30일 일요일 2위까지 상승해 이틀째 순위를 지켰다. 좌석점유율 대비 판매율은 1위 ‘인사이드 아웃2’까지 앞섰다. 올여름 개봉하는 한국 영화 중 가장 적은 49억 원 규모임에도 140억이 투입된 재난영화 ‘하이재킹’을 누르고 승기를 잡아 영화계 안팎의 시선도 모았다.

실관람객 평점 골든 에그 지수 93%를 기록하는 등 호평까지 받고 있는 가운데, 영리한 리메이크가 호평의 근거로 꼽힌다. 특히 영화는 유혈이 낭자한 슬래셔(잔혹한 살인 장면이 대거 나오는 호러물) 장르인 엘리 크레이그 감독의 2010년 원작 ‘터커 & 데일 Vs 이블’과 달리, 수위를 대폭 낮춰 보다 많은 관객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원작 특유의 독특한 ‘B급 코미디’ 감성을 살리면서도 이성민·이희준·공승연, 등 A급 배우를 주인공으로 주연 배우로 내세워 상업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원작엔 없던 귀신·빙의 등의 설정과 영어를 잘하지 못한 캐릭터를 활용한 유머 등이 한국 관객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반응도 잇따른다.

사진제공|NEW

●리메이크 영화의 잇단 개봉

‘핸섬가이즈’의 성과는 앞서 개봉해 흥행에 실패한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와 비교돼 더욱 눈길을 끈다. ‘설계자’는 홍콩의 정 바오루이 감독이 연출한 2009년 저예산 영화 ‘엑시던트’를 리메이크했지만, 영화의 규모만 키웠을 뿐 원작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것은 물론 리메이크작만의 신선한 변주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리메이크 영화인 ‘핸섬가이즈’와 ‘설계자’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또 다른 리메이크작인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이 7월 31일 극장에 걸려 관객의 평가를 받는다. 2010년 동명의 스웨덴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여장을 한 채 재취업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다.

원작을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하고 연출한 김한결 감독은 “원작은 거대한 비유 같은 작품이라 생각했다. ‘변신’이라는 기획 자체도 참신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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