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재열, 두산 최지강, 롯데 황성빈, 손호영, 삼성 김영웅(왼쪽부터). 스포츠동아 DB
KBO리그 구단들은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적의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팀당 144경기·총 720경기 체제의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동안 모든 계획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등 여러 변수가 발생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당초 구상에 없던 선수들이 소위 ‘미친’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도 깜짝 활약으로주목받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투수로는 김재열(28·NC 다이노스)과 최지강(23·두산 베어스), 타자로는 황성빈(27), 손호영(30·이상 롯데 자이언츠), 김영웅(21·삼성 라이온즈)이 대표적인 ‘반전의 사나이’다.
●‘올스타’ 김재열과 ‘필승공식’ 최지강의 반전
2023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이적한 김재열은 2일까지 올 시즌 44경기에 구원등판해 1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ERA) 2.01의 호성적을 거두며 ‘공룡군단’ 불펜의 중심축으로 거듭났다. 당초 선발 후보로 분류됐지만, 기대치를 훌쩍 넘어서는 활약을 펼친 덕분에 감독 추천으로 데뷔 후 처음 올스타전에도 나서게 됐다.
2022시즌 육성선수로 입단해 지난해까지 1군 27경기에 등판했던 최지강은 올 시즌 42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12홀드, ERA 2.70을 기록하며 확실한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4월까지 17경기에서 ERA 1.75를 기록했던 엄청난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5월(3.72)과 6월(3.38)에도 3점대 월간 ERA를 유지하며 꾸준함을 보여줬다. 마무리투수를 2차례 교체(정철원→홍건희→김택연)할 정도로 유동성이 컸던 두산 불펜이지만, 최지강의 입지만큼은 그대로다.
●황성빈-손호영, 롯데 넘어 리그의 스타로!
5월 이후 27승2무19패(승률 0.587)로 순항 중인 롯데의 반전에는 황성빈과 손호영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4월 중순에야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은 황성빈은 63경기에서 타율 0.356(180타수 64안타), 4홈런, 16타점, 32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상승세의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는 그가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다.
3월 30일 우강훈(LG 트윈스)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호영은 48경기에서 타율 0.324(176타수 57안타), 8홈런, 37타점, 출루율 0.362를 마크하며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4월 17일 잠실 LG전부터 6월 20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30연속경기안타(역대 공동 3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시작은 대체자였던 김영웅, 팀 홈런 1위로!
지난 시즌까지 68경기에서 타율 0.161(118타수 19안타), 3홈런, 13타점만을 남겼던 3년차 내야수 김영웅은 올 시즌 거포 본능을 뽐내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어깨 수술을 받고 결장한 이재현의 대체자로 올 시즌을 시작했는데, 79경기에서 팀 최다 17홈런(타율 0.265·46타점)을 터트렸다. 유격수(304.2이닝), 3루수(290이닝), 2루수(35이닝)를 오가며 수비에도 큰 힘을 보탠 덕분에 삼성의 내야 로테이션 고민도 크게 줄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