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감독
인기 영화감독들이 잇따라 드라마로 발길을 돌린다.
지난해 이준익, 윤종빈, 허진호 감독 등의 첫 드라마 연출에 이어 이번엔 박훈정, 변영주, 추창민 감독들이 스타 배우들과 손잡고 흥행에 도전한다.
최근 ‘OTT 시대’가 거대하게 펼쳐지면서 급변한 제작 환경에 따라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차승원과 김선호가 주연해 14일 공개하는 디즈니+ ‘폭군’은 영화 ‘신세계’ ‘마녀’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첫 드라마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폭군’은 대한민국 정보기관에서 만든 ‘폭군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지자 이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액션 스릴러다.
차승원은 전설의 요원 임상 역을 맡았고, 박 감독의 ‘귀공자’로 통하는 김선호는 비밀리에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설계자 역할을 연기한다.
박 감독은 이 드라마를 애초 극장 개봉 영화로 만들었다가 4부작 드라마로 공개하게 됐다.
박 감독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연출)호흡에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웠지만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OTT가 생기면서 매체가 다양해지다보니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
16일부터 방송하는 MBC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등을 만든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드라마는 독일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동명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블랙아웃 된 상황에서 살인범으로 몰려 전과자가 된 고정우(변요한)가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변 감독은 “드라마 촬영 현장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면서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끊임없는 (서사의) 교집합들을 잘 엮지 않으면 회마다 연결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고민을 많이 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추창민 감독.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을 만든 추창민 감독은 신작 ‘행복의 나라’를 14일 극장가에 내걸고, 하반기 드라마 ‘탁류’를 디즈니+에 공개한다.
배우 로운과 신예은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조선 물류 경제의 중심지인 한강 마포나루에서 왈패로 시작한 한 남자가 몸 하나로 조선의 전설이 되는 대서사극이다. 드라마 ‘추노’의 대본을 쓴 천성일 작가가 글을 썼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교섭’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도 첫 드라마 연출에 나섰다. 임 감독은 현재 배우 정경호가 주연한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촬영에 한창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