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유재석 세상 불편해….‘핑계고’ 출연 마지막”[인터뷰]

입력 2024-08-05 14: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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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칸의 여왕’ 전도연이 영화 ‘리볼버’에서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인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건조한 캐릭터” 메마른 얼굴 위로 상실감과 분노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 보인다.

7일 개봉하는 ‘리볼버’에서 전도연은 비리를 뒤집어쓴 채 교도소에 수감됐다 출소한 뒤 약속을 저버린 이들을 찾아 나서는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역을 맡았다. 극 중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달려간 그는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나 “감정을 배제한 채 연기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새로운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하기 싫었던 ‘리볼버’ 택한 이유는”  

지난해 선보인 넷플릭스 ‘길복순’ 이후 “이제 액션 영화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이번 영화에서 다시 한번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이번 영화는 오승욱 감독에게 직접 집필을 권유해 탄생한 작품이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웃었다.

“시나리오가 완성될 때까지 4년이나 걸렸어요. 그 사이 ‘일타스캔들’과 ‘길복순’을 촬영했고, 너무 바빠서 솔직히 출연하기 싫었어요.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잖아요. 감독님과 함께 한 전 ‘무뢰한’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래서 더욱 ‘무뢰한’ 캐릭터과는 다른 건조한 인물을 만들려고 했어요.”

이번 영화 홍보를 위해 유튜브 예능도 잇달아 출연했다. 특히 ‘핑계고’에 출연, 서울예술대학교 91학번 동기인 유재석과 재회해 특유의 “불편한 케미스트리”를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 씨와 전 학창 시절 사적인 이야기는 전혀 안 했던 ‘동기’였어요. 게다가 제가 리액션도 잘 못하는데 옆에서 무언가를 끌어내려고 애쓰는 재석 씨를 보니 세상 너무너무 불편했어요. 한 번 출연했으니 이제 두 번은 안 할 것 같아요, 하하.”



○“‘칸의 여왕’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는 늘 후배들에게 가장 닮고 싶은 배우로 언급되는 선배다. 이번 영화에서 함께 호흡한 임지연도 스스로를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칭했을 정도다. 이런 반응에 대해 그는 “고마우면서도 마냥 기쁘지는 않다”고 솔직히 말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그런 (상징적인) 배우가 됐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말이 마냥 행복하진 않아요. 더 큰 책임감이나 부담을 느끼지도 않고요. 전 늘 그러했듯 멈춰 있지 않고 계속 정진할 뿐이에요.”

2007년 ‘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생긴 ‘칸의 여왕’이란 수식어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말했다. 칸 수상 이후 생긴 “어려운 배우”라는 선입견 때문에 해당 수식어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제는 그 수식어도 저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 수식어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을 보내는 제 마음으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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