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도“의도된의역을‘오역오해’…애정이라생각”

입력 2008-04-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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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 읽어주는 남자다. 가급적 쉽고 재미있게 읽어주려고 노력한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다. 그대로 직역하는 게 더 쉽다. 그래도 다수가 이해하기 쉽도록 옮기는 게 번역가의 역할이다.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는 번역을 경시했다.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번역가에 대한 대우다. 출판계는 ‘번역작가’란 말을 쓰지만 영화 번역은 ‘번역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번역사라는 말을 싫어한다. 번역작가, 번역가라는 명칭이 좋다. 의역을 두고 찬반이 많지만 애정을 가진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창작에 대해서는 찬반이 없는데, 제2의 창작인 번역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번역이 100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예술인 동시에 산업이다. 흥행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다. 어떻게든 관객한테 영향을 주고, 한 명이라도 더 봐야 한다. 영화를 개봉하는 극장은 개업식만큼이나 분위기가 뜨겁다. 흥행에 거는 기대 심리가 매우 크다. 그래서 번역으로 등작인물까지 조작하는 일도 많다. 실명 번역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한 게 바로 그런 이유였다. 기계적인 번역이나, 유행어를 가지고 말장난하는 번역을 지양하고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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