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기자의씨네칼럼]中스크린사극바람…패권주의우려

입력 2008-07-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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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JW메리어트홀 그랜드볼룸. 300여명의 중국 기자들은 일제히 무대를 향해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의 기자회견장에 우위썬(오우삼) 감독을 비롯해 량차오웨이(양조위), 진청우(금성무), 장첸, 자오웨이(조미), 린즈링 등 출연진이 등장할 때였다. 현장에서 취재를 해야 하는 기자들의 갈채와 환호.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드러내는 풍경이었다. 최근 사극 영화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적벽대전’ 이전에도 ‘삼국지:용의 부활’, ‘명장’, ‘연의 황후’, ‘황후화’ 등이 지난 해부터 잇따라 개봉했다. 중국 시나닷컴의 장한 부총편집장은 “사극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면서 ‘삼국지’ 말고도 ‘수호지’와 ‘금병매’, ‘서유기’ 등 이른바 ‘4대 기서’의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적벽대전’에서 조자량 역을 연기한 배우 후준도 “중국은 영화 소재로 삼을 흥미진진한 역사적 이야기가 많다”고 자랑했다. 특히 이런 흐름은 영화를 통해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과 이어지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둔 중국 영화계의 이런 노력은 자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깔려 있다. 장 부총편집장은 “중국의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이해시키기고 싶다”고 말했다. ‘삼국지’를 원작으로 삼는 것도 “세계인들이 중국 역사 가운데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여서 보편성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지금 베이징에는 곳곳의 공사장에 높이 솟은 크레인들이 ‘베이징은 한창 공사 중’임을 알리고 있다. 그들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그들은 ‘더 강력한 중국’을 꿈꾸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국의 문화와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파하려는 중국의 자부심과 자신감. 부럽기도 하지만 자칫 ‘더 강력한 중국‘이라는 패권주의와 연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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