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모습은 포기했어요.”
올림픽에도 불구하고 20%대 시청률를 기록중인 SBS 드라마 ‘식객’의 여주인공 남상미(사진).
김래원 김소연과 함께 드라마를 이끄는 그녀의 매력은 ‘선머슴’같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활달함이다
“평소 스몰(S) 사이즈를 입지만 선머슴같은 진수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때는 미디엄(M) 사이즈를 입어요.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통 옷에 조끼를 덧입거나 액세서리를 어깨 쪽에 다는 등 시선을 분산시켜요. 요즘에는 체중이 3kg이나 빠져 옷이 더 커졌어요. 드라마에서 워낙 구르고 뛰고 힘쓰는 신이 많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근력 운동이 되었나봐요.”
진수로 1년 가까이 살면서 수난도 많았다. 포도밭 촬영이 갑자기 복숭아 과수원으로 바뀌면서 심한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었던 그녀는 촬영 직후 병원으로 직행해 치료를 받아야했다. 찌는 듯한 날씨에 더위를 먹어 링거를 맞기도 했다.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는 ‘식객’ 촬영에서 화장실로 고생하는것 쯤은 아예 습관이 됐다. 대사를 말할 때는 조명에 모여든 벌레들이 입안에 들어갈까 신경을 써야하고, 겨울신을 여름에 재촬영하느라 의상을 몇 겹으로 껴입고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숨기기도 했다. 비릿해서 냄새도 못 맡던 추어탕을 맛나게 먹어야 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불량가족’, 영화 ‘잠복근무’, ‘강력3반’ 등 출연했던 대부분의 작품에서 예쁘기 보다는 망가지는 역할을 택했다.
“저도 예뻐 보이고 싶죠. 하지만 제 나이 스물 다섯에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느낌이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고, 그 때마다 맞는 역할이 있다고 봐요. 한 번쯤은 팜므파탈 같은 센 역할도 도전하고 싶어요.”
공교롭게도 포털 사이트의 남상미의 연관검색어에는 글래머가 있다. 그녀는 이에 대해 “학창시절엔 심각한 콤플렉스”였다고 웃었다. 남상미는 “여자로서의 매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뒤늦게 알았다”며 “진정한 섹시미는 후에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스스로가 감당되는 섹시함을 찾았을 때 캐릭터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웃었다.
평소 운전과 여행을 즐기는 그녀는 드라마가 끝나면“촬영 중 보아둔 숨은 명소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했다.
“모자에 선글라스만 끼면 잘 몰라보세요. 평소 좋아하는 여행 코스는 7번 국도에요. 물과 산을 다 만날 수 있는 곳이라 드라이브 코스가 아름답죠. 지금은 촬영 중 만난 하동 차 밭 주변이 자꾸 생각나요. 드라마 끝나면 바로 여행짐을 쌀 생각이에요.”
이유나 기자 ly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