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살리기위한울산길거리씨름한판

입력 2009-06-18 2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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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씨름대회. 사진제공|전국씨름연합회

굳이 행사장의 위치를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떠나갈 듯한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메아리치고 있었다.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상가 한복판에 모래판이 만들어졌다. 상인과 고객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샅바를 쥐었다. 모래판 주변은 인파로 둘러싸여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

직접 손으로 쓴 다양한 응원팻말과 선수 이름을 연호하는 외침이 물결쳤다. 즉석에서 모래판에 오른 라운드 걸도 시장상인이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사방에서 번쩍였다. “참 좋네요. 오늘 장사요? 잘 되면 어떻고 안 되면 또 어떻습니까. 우리 장터 축제 날 아닙니까?”
시장에서 수산물 상점을 운영하는 이춘선 씨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18일 ‘길거리 씨름 한판’이 전통시장인 울산광역시 신정상가에서 열렸다. 제5회 신정시장의날 축제를 맞아 시장경영지원센터와 전국씨름연합회가 합작해 마련한 행사다.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제고하고, 전통씨름을 보급하기 위해 기획됐다.

시장경영지원센터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전국 70개 시장에서 이벤트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 중 길거리 씨름은 총 7회 개최한다. 씨름은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한 최고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시장경영지원센터 정석연(52) 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씨름을 시도했는데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상인과 고객이 함께 호흡하고 동참하는 기회가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희, 이봉걸 등 한국씨름계의 전설적인 장사들도 자리해 분위기를 살렸다. 전국씨름연합회 최성렬 수석 부회장은 “이렇게 호응이 좋을지 몰랐다. 앞으로도 이 분위기를 계속 살려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분위기라면 전통씨름이 국민들로부터 과거 못지않은 큰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시장경영지원센터와 울산남구청, 울산상인회, 울산시 79개 중소기업, 울산화학노조 등이 울산지역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해 자매결연을 맺었다. 정석연 원장은 이날 조인식에 대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오늘을 계기로 다른 지역들도 기업들이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에 적극 참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전국씨름연합회는 시장 씨름대회를 포함해 올해 16회의 길거리 씨름 대회를 개최한다. 울산시에 이어 전통시장 씨름대회는 23일 창원시 명서시장에서 열린다.

울산 |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전국씨름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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