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프로야구가 역대 개막전 관중수 2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WBC 부진과 선수들 및 구단 간부의 일탈행위에 이어 검찰의 KBOP에 대한 압수수색 등으로 인해 어수선하다. 전날에 이어 다시 만원관중이 들어찬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 관중석.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날 입장한 총 관중은 10만5450명에 달했다. 2019년(3월 23일·11만4021명)에 이어 역대 개막전 관중수 2위다. 개막전 전 구장 만원관중 또한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 이후 11년만이다.
최근 프로야구를 덮친 대형 악재들을 고려하면, 이처럼 개막전부터 팬들이 전 구장을 가득 메운 것은 의외라는 시선이 많다다. 한국야구는 3월 초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호주와 일본에 잇달아 패하면서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에 패하고, 일본과는 벌어진 실력차를 절감했다.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약화됐음을 두 눈으로 확인한 팬들의 실망감은 컸다.
WBC의 실패를 딛고 재도약하려는 찰나, 선수와 프런트의 동반의 일탈행위로 다시 한번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달 23일 전 롯데 투수 서준원은 미성년자 대상 범법행위 혐의로 기소돼 구단으로부터 방출됐다. 고교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고교 최동원상’ 수상자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29일에는 장정석 전 KIA 단장이 박동원(LG)과 다년계약 추진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 속에 해임됐다. 두 구단은 시즌 개막을 목전에 두고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끝이 아니었다. 개막을 하루 앞둔 3월 31일에는 프로야구 A구단 소속선수와 관련한 불법도박 신고가 KBO에 접수됐다. 과거에도 일부 선수들의 승부조작, 불법도박 등 일탈행위로 인해 리그가 발칵 뒤집어졌던 바 있다. 야구계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그뿐 아니라, 같은 날 KBO는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자회사인 KBOP 간부 A가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팬들은 야구장을 외면하지 않았다. 구성원 모두가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