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차세대 킬러’ 고영준 시대, 포항의 살아 숨쉬는 DNA [사커피플]

입력 2023-05-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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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고영준.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고영준(22)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요즘이다. 15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6골·1도움으로 팀의 상위권 경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고영준은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로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15라운드 홈경기에서도 번뜩였다. 0-0으로 맞선 후반 21분 40m 거리를 전력 질주하며 전북의 왼 측면을 파괴한 뒤 과감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이로써 올 시즌 전북전 2전승과 함께 최근 4경기 무패(2승2무)를 달린 포항은 7승6무2패, 승점 27로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 동률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고영준이 단연 돋보인다. 득점 2위권이다. 주민규(울산 현대)와 나상호(서울)가 8골로 공동 선두인 가운데 고영준은 루빅손(울산), 라스(수원FC)와 그 뒤를 추격 중이다.

4년째인 프로 경력 전체를 살펴봐도 올해가 가장 출중하다. 2020년부터 2년간 5골·3도움에 그친 그는 지난해 37경기를 뛰면서 6골·4도움을 올렸다. 올해 득점은 이미 지난해와 같다.

김기동 포항 감독의 믿음도 대단하다. 고영준이 화제에 오를 때면 “꼭 나이 때문에 출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같은 연령대 또래들보다 훨씬 많은 잠재력을 가졌다. 퍼포먼스가 이를 증명해주지 않느냐”며 활짝 웃는다.

포항 고영준.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는 22세 이하(U-22) 선수 의무출전이라는 로컬 규정이 있는데, 이를 준수해야 교체카드 5장을 전부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이 어쩔 수 없이 어린 선수를 출전시킨 뒤 전반 이른 시간 다시 교체하는 ‘꼼수’를 쓴다. 그러나 고영준은 실력을 통해 주축으로 뿌리내렸다.

학창 시절을 포항에서 보냈고, ‘화수분 축구’로 불리는 포항의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로컬보이’ 고영준은 “10년 전 창단 40주년일 때 난 초등학교(포항동초) 6학년이었다. 시간이 흘러 ‘50주년 기념 경기’에서 내 골로 이겨 신기하고 새로운 감정”이라며 “그간 포항을 거친 많은 레전드들을 보며 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먼 미래지만 노력하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어려움이든 스스로 이겨내라’는 감독님의 메시지를 새기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도 “팀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잘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크게 성장할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포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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