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WC’ 박은선, ‘후회’ 아닌 ‘흔적’을 남기고 싶다…30일 모로코전 출격

입력 2023-07-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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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스포츠동아DB

여자축구대표팀 베테랑 골잡이 박은선(37·서울시청)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반전을 꿈꾸고 있다. 상황이 크게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포기할 단계가 아니고 또 그럴 이유도 없다.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 쿠퍼스 스타디움에서 모로코와 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른다. 25일 시드니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2로 완패한 한국에 주어진 시나리오는 아주 간단하다. 최대한 많이 넣고 이겨야 한다. 첫 경기에서 독일에 0-6으로 대패한 모로코를 대파하지 못한다면, 다음달 3일 브리즈번에서 열릴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의 부담이 몹시 커질 수밖에 없다.

화력을 책임져야 할 스트라이커들의 어깨가 무겁다. 개인통산 3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은 박은선부터 침묵을 깨야 한다. 괜한 성별 논란을 제기했던 일부 어른들의 못된 행동으로 인해 방황의 시간이 길었던 탓에 A매치 43경기(20골) 출전에 그쳤으나, 그의 관록과 경험은 분명한 강점이다. 벨 감독이 “온실 속 화초처럼 가꾸고 아끼다가 대회 직전 월드컵에 데려가고 싶었다”고 밝힌 배경이다.

박은선의 첫 월드컵은 한국여자축구가 최초로 본선 무대를 밟은 2003년 미국 대회였다. 지금도 대표팀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 김정미(39·현대제철)와 함께였다. 당시 3경기를 모두 뛴 그는 윤덕여 감독(현 스포츠토토)의 부름을 받아 2015년 캐나다 대회에 출전해 16강 진출에 동참했다. 당시 대회 첫 승이자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스페인과 조별리그 최종전, 프랑스와 16강전에 출전했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번 월드컵이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등 한 시대를 풍미한 ‘황금세대’의 고별무대이기도 하나, 30대 후반의 박은선에게도 마지막 무대다. 콜롬비아전 후반 교체 투입됐음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했기에 그가 느끼는 부담은 크다.

그래도 내려놓지 않았다. 모든 길이 열려있다. 모로코는 물론 독일까지 잡고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박은선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월드컵 골’이라는 꿈을 펼칠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껏 여자월드컵에서 득점한 국내 선수는 6명(김진희·지소연·조소현·전가을·김수연·여민지)뿐이다.

박은선은 “우리가 발전한 만큼 상대도 성장했다. (콜롬비아전은) 아쉽지만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린 16강에 갈 수 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침울해할 필요가 없다. 모로코전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며 월드컵 첫 골과 첫 승을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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