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전북~울산 격파했던 광주, 서울까지 제물로…이정효의 당당한 ‘도장 깨기’ [현장리포트]

입력 2023-09-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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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허율(왼쪽)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원정경기 전반 4분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1-0으로 승리한 광주는 승점 48로 3위를 굳게 지켰다.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광주FC의 거침없는 질주가 2023시즌 후반부를 장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생존 전망을 어둡게 본 ‘승격팀’이 몹시도 뜨거운 퍼포먼스로 빠르게 승점을 쌓고 있다.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정규리그 3위에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 티켓 확보가 가능하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최근 3연승과 10경기 연속 무패(5승5무)를 달린 광주는 13승9무8패, 승점 48로 3위를 굳게 지켰다.

어느새 광주는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됐다. 7월 2일 울산 현대에 0-1로 패한 이후 한 번도 무릎을 꿇지 않았다. 그리고 9월 A매치 휴식기 직전 치른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선 울산을 2-0으로 격파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도 특별했다. 3·4위의 대결이었다. 29라운드까지 승점 45를 쌓은 광주는 승점 43의 서울에 근소하게 앞섰다. 승점 3을 보태면 좀더 여유롭게 3위를 지킬 수 있었다.

게다가 두 팀은 시즌 개막 직후부터 뜨거운 장외설전을 벌였다. 3월 5일 시즌 첫 만남에서 0-2로 서울에 패한 이 감독은 “저런 축구를 하는 팀에 져 분하다”고 말했다. 수비에 무게를 실은 상대를 저격한 것이었다. 모두가 고유의 팀 컬러가 있지만, 적어도 광주를 상대로는 전통의 명가들이 꼬리를 내려선 안 된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광주는 어떤 상대를 만나도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전진했다.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FC서울과 광주FC 경기에서 광주 이정효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날 서울 원정도 다르지 않았다. 마침 광주는 올 시즌 서울에만 2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이 시점까지 이겨보지 못한 상대는 서울 외에도 제주 유나이티드와 강원FC도 있지만, 서울에는 아예 단 1점의 승점도 얻지 못했다.

결국 해냈다. 전반 4분 서울의 왼쪽 측면을 파괴한 하승운이 절묘하게 흘린 볼을 허율이 왼발 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만들었다. “우리가 잘하는 공격을 더 준비했다”던 이 감독의 기대가 통했다. 주축 김한길과 정호연이 경고누적으로 빠졌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울산 원정에서도 외국인 공격수 아사니가 경고누적으로 제외됐음에도 승점 3을 챙겼던 광주는 빈틈없는 조직력으로 또 한번의 의미 있는 ‘도장 깨기’에 성공했다.

서울도 치열하게 준비했다. 휴식기를 이용해 스페인으로 지도자 연수를 다녀온 김진규 감독대행은 원격으로 훈련을 지휘하며 광주를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수많은 찬스를 만들었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른 실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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