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재창단 수준이었는데…, ‘광주 돌풍’ 시즌2 조짐 보이네

입력 2024-03-05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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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는 2023시즌 K리그1을 3위로 마쳤다. ‘만년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따돌린 승격 시즌의 돌풍으로 큰 선물까지 얻었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따냈다. 2010년 창단 후 첫 아시아 무대 도전이다.

그러나 시민구단의 애환은 피해가지 못했다. 겨우내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이순민, 아론(이상 대전하나시티즌), 티모(청두 룽청) 등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물론 보강이 따랐다. 가브리엘, 최경록, 변준수, 박태준 등을 영입했다. 그러나 걱정이 많았다. 느낌표는 다시 물음표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이정효 광주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련된 미디어데이에서 “상식을 벗어나야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적장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뛰어난 전략가로 통하는 이 감독이 꾸려갈 새로운 광주를 많은 이들이 울산 HD, 전북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았다.
2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전부터 ‘이정효 축구’는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전반 20분 이희균의 선제 결승골,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엘의 추가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서울은 당초 계획에 없었던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잉글랜드)까지 교체로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흐름을 돌리지 못했다. “개막전에 반드시 린가드가 나오도록 하겠다”던 이 감독의 뼈있는 농담이 현실이 됐다.

광주 벤치의 전략은 빛났다. 매 경기 최소 3가지 이상의 전술 플랜을 마련하며 정성을 쏟는 광주는 빈 틈 없는 그물수비, 상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공격과 압박을 통해 서울을 괴롭혔다.

이순민의 대체자로 데려온 최경록의 역할이 컸다. 대학을 중퇴하고 유럽으로 향해 장크트파울리~카를스루어(이상 독일 분데스리가2)를 거친 그는 아주대 시절 코치로 인연을 맺은 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이번 겨울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팀을 컨트롤해주고 안정을 줄 수 있는 선수”라는 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화려하진 않았으나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공수를 전환하며 동료들을 도왔다. 수비에선 클리어링 1회, 차단 2회를 기록했고, 공격 지역에서도 많은 패스를 성공시키며 효율적 움직임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만족하지 않는다. 1-0으로 앞선 후반 막판 무의식적으로 ‘지키는 축구’로 전환했던 선수들을 질책했을 정도다. 베카, 빅톨, 아사니 등 외국인선수들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항상 절실하고 애절한 광주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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