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도, 프로팀도 외국인 감독 모셔오기…한국배구는 새 시대를 맞이했다

입력 2024-03-24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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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KB손해보험 스타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아시아배구연맹, 국제배구연맹

한국배구에 ‘외국인 감독’ 바람이 일고 있다. 2023~2024시즌 ‘봄배구’가 한창인 V리그 팀들도, 국가대표팀도 외국인 사령탑을 모셔오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커리어가 꺾이지 않은, 명성 높은 현직 지도자들이 대거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V리그 남자부가 가장 뜨겁다. 기존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핀란드)과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일본)을 비롯해 7개 구단들 중 4개 팀이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탈리아)만 있는 여자부보다 훨씬 활발하다.

정규리그 최하위(7위)로 자존심을 구긴 KB손해보험은 시즌 막판 자진 사퇴한 후인정 감독의 후임으로 스페인대표팀을 이끈 미겔 리베라 감독(스페인)을 택했다. 2009년 자국 여자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리베라 감독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자국 남자대표팀 코치를 거쳐 2022년부터 감독으로 활동했다.

시즌 막바지 엄청난 상승세로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따낸 현대캐피탈은 앞서 필립 블랑 일본남자대표팀 감독(프랑스)과 3년 계약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남자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한 그는 2013년부터 폴란드남자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2017년 일본 코치로 부임해 2022년부터는 감독으로 재직했다. 이 기간 일본남자배구는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특히 2023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에 이어 2024파리올림픽 본선 티켓을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아시아 배구를 잘 이해하고 세대교체와 성적을 모두 잡는 블랑 감독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향세가 뚜렷한 남녀대표팀도 외국인 감독에게 운명을 걸었다. 남자대표팀은 브라질 출신 이사나예 라미레스 파키스탄남자대표팀 감독, 여자대표팀은 페르난도 모랄레스 푸에르토리코여자대표팀 감독(푸에르토리코)을 선임했다. 특히 지난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남자대표팀은 파키스탄에 패한 바 있어 꽤 익숙하다. 또 푸에르토리코여자배구는 모랄레스 감독과 함께 하며 파리올림픽 예선에서 4승3패로 선전하고, 세계랭킹도 16위까지 높였다.

외국인 감독 선임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국제배구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고, 편견 없이 선수들을 대할 수 있다. 특히 리빌딩에 나선 팀에 더욱 매력적이다. 완전한 새판 짜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조 트린지 전 페퍼저축은행 감독(미국)과 세자르 에르난데스 전 여자대표팀 감독(스페인)처럼 실망만 안긴 이들도 있으나 지금으로선 기대요소가 적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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