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우리은행 만든 2연속 챔프전 MVP 김단비의 진짜 가치

입력 2024-03-31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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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 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KB를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후 MVP를 수상한 김단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산 우리은행 포워드 김단비(34·180㎝)는 팀이 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2~2023시즌 리그를 지배한 선수였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평균 31분55초를 뛰며 17.2점·8.8리바운드·6.1어시스트의 성적으로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부산 BNK 썸과 치른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3경기에서도 평균 18.3점을 뽑아내며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이적 첫 시즌이자, 데뷔 16번째 시즌에 첫 챔프전 MVP까지 차지했다. 인천 신한은행 시절에도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로 꼽혔던 그가 우리은행의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에서도 김단비는 우리은행의 해결사였다. 정규리그 29경기에서 평균 35분19초를 소화하며 18.4점·9리바운드·5어시스트를 마크했고, 청주 KB스타즈와 맞붙은 챔피언 결정전 4경기에선 21.8점· 6.3리바운드· 6.5어시스트의 눈부신 활약으로 우리은행의 우승을 견인했다. 자연스레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따라왔다. 유효표 59표 중 58표의 압도적 지지였다.

용인 삼성생명과 4강 플레이오프(PO) 때부터 김단비는 남다른 능력을 뽐냈다. 올 시즌 ‘봄 농구’ 8경기 전체로는 무려 평균 38분48초 동안 21.6점·7.1리바운드·5.3어시스트·2.1스틸을 기록했다. 4강 PO에선 배혜윤, 챔피언 결정전에선 박지수 등 상대팀의 정통 센터들이 득점하지 못하도록 철벽수비를 펼치며 단순 수치 이상의 공헌도까지 보여줬다. 극심한 체력 부담도 내색하지 않고 박지현, 박혜진 등 동료들을 챙기는 한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해냈다.

애초 우리은행이 2021~2022시즌 직후 자유계약선수(FA) 김단비를 영입하며 고민했던 포인트는 단 하나였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우리은행의 팀 수비에 김단비가 녹아들 수 있을지’였다.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능력치를 지닌 김단비지만, 엄청난 활동량을 필요로 하는 우리은행의 조직적 플레이에 적응하기 위해선 분명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김단비는 이 같은 우려를 단숨에 지웠다. 선배 김정은(37·현 부천 하나원큐)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며 우리은행의 스타일에 맞추고자 노력했다. 김정은이 FA 자격을 얻어 이적한 올 시즌에는 직접 팀의 중심을 잡고 움직였다.

우리은행은 베스트5의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백업 선수들의 경기 출전 빈도가 높지 않다. 자칫하면 백업 선수들의 박탈감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김단비는 백업 선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 전체가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앞장섰다. 30일 4차전 직후 우승 세리머니 때 올 시즌 1경기만 뛰고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던 유승희가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한 장면에서도 우리은행의 끈끈한 팀워크가 엿보였다. ‘원팀’을 만든 김단비의 리더십이야말로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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