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스페셜리스트’ 허정인, ‘베토벤 변주곡의 모든 것’ [새 앨범]

입력 2024-04-07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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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스페셜리스트’ 허정인의 새 앨범은 그가 수년간 이어온 베토벤 프로젝트에 찍는 큼직한 종지부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11월 두 장의 CD에 담아 낸 ‘베토벤 첼로소나타 전곡’이 베토벤이란 거대한 산을 향한 묵직한 등정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보다 가벼운 발걸음의 하산길 같다.

허정인의 세 번째 앨범은 ‘변주의 황제’ 베토벤 변주곡의 총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과 베토벤이 자신의 기존작을 첼로로 편곡한 곡들을 모아 녹음했다.

헨델과 모차르트 주제에 의한 세 개의 변주곡은 1800년에서 1803년에 이르는 기간 베토벤이 보여준 변주 기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주제를 갖가지 방식으로 변형해 악상을 이어가는 변주곡은 이전까지 주로 사적인 음악 연주 모임의 유희곡이나 비르투오소 연주자의 기교 과시 수단으로 활용됐다. 베토벤 역시 당대 청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던 오페라 아리아들을 주제로 삼았다. 유희적인 분위기가 물씬하다.

가곡 아델라이데 op.46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하나의 ‘무언가’로서 이 앨범에 수록돼 있다. 본래 만돌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해 작곡한 ‘안단테와 변주곡’ D장조(WoO 44b),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소녀든, 여인이든’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op.66),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WoO 45),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에게는’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WoO 46), 그리고 호른 소나타 F장조 op.17를 첼로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무려 39곡에 이른다.
허정인과 지속적인 연주, 녹음작업을 함께 해 온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이번 녹음에도 참여했다.

허정인은 이번 앨범 출시를 기념해 두 차례의 리사이틀을 마련했다. 5일 광주 유 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첫 연주를 마쳤고, 12일에는 서울로 올라와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연주회를 연다. 오전 11시 30분. 앨범에 참여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피아노를 맡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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