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에서 ‘4연패’ 빠진 수원 삼성…등 돌린 팬심에 ‘영웅’ 염기훈은 일그러진다

입력 2024-05-22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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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염기훈 감독.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K리그를 호령했던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12위)로 추락하며 K리그2로 강등됐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이병근 감독과 김병수 감독이 중도 경질됐고, 막판에는 ‘팀의 레전드’ 염기훈 감독(41)이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정식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수원 팬들은 플레잉코치와 감독대행이 지도자 경험의 전부인 그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절대강자가 없고, 승격을 장담할 수 없는 K리그2이기에 ‘초보 감독’을 향한 걱정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작년에 감독대행을 맡았을 땐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기대감이 더 크다”며 “목표는 무조건 승격”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K리그2는 역시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3월 10일 서울 이랜드와 원정경기에서 1-2로 져 2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선두 자리를 시즌 내내 놓치지 않고 한 시즌 만에 곧장 승격하겠다”던 염 감독은 그제야 비로소 2부리그의 혹독함을 느꼈다.

K리그2에서도 갈피를 못 잡으며 4연패에 빠졌다. 수원은 5일 성남FC전(원정·1-2 패)~11일 천안시티전(0-1 패)~18일 부천FC전(이상 홈·0-1 패)에 이어 21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충남아산과 원정경기에서도 0-1로 져 충격의 4연패를 떠안았다.

이날 수원은 전반 35분 카즈키(일본)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졌다. 잇몸으로 버텼지만, 결국 후반 추가시간 황기욱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4월 5경기에서 4승1무를 거두며 반등하는 듯했던 수원은 어느새 시즌 6패(6승1무·승점 19)째를 당하며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4연패의 여진도 강력하다. 충남아산전 직후 수원 팬들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염 감독에게 4연패의 책임을 물었다. 일부는 사퇴까지 요구하며 ‘우리들의 일그러질 영웅’이라는 걸개로 ‘감독’ 염기훈에게 항의했다. 선수시절 ‘팀의 전설’이었던 염 감독만은 ‘실패한 지도자’로 소모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걸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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