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T 위즈 강백호(25)는 최근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주전 안방마님 장성우(34)의 백업 역할을 한다.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는 날은 지명타자로 공격에 집중한다. 올 시즌 성적이 좋다. 그는 22일까지 타율 0.332 1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0.591, OPS(출루율+장타율) 0.959로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에 랭크돼 있다. 2022년부터 2시즌 동안 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그가 ‘천재성’을 되살리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강백호의 변신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62)은 “얼마 전 양의지(37·두산 베어스)와 경기장에서 만날 일이 있었는데 강백호의 포수 변신을 언급하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더라. 정말 포수마스크를 쓴 뒤 강백호가 야구를 더 즐기고, 성적도 좋다. 표정도 좋아졌다”며 웃었다.
강백호가 고교시절 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지만 프로 입단 후 내야수와 외야수로만 뛰어 아직은 어색하고, 완벽하지 않다. 특히 좌투수들의 공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31)과는 배터리 호흡을 이룬 적이 없다. 이 감독은 “한 번은 좌투수가 선발로 나오는 경기였는데 (강)백호에게 물었더니 ‘그 정도 공은 받을 수 있는데 벤자민은 아직 힘들다’고 했다”고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포수 강백호의 볼 배합은 어떨까. 이 감독은 “주전 포수 장성우와는 확실히 다르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와 수 싸움을 하는 것처럼 강백호 자신만의 볼 배합을 한다는 점이 상당히 재미있다. 타자들이 생각보다 힘들어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양의지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KBO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고, 부와 명예를 모두 손에 쥐었다. 포수마스크를 다시 쓰기 시작한 강백호가 대선배 양의지가 걸어온 길을 따를 수 있을지 흥미롭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