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투수 조상우. 스포츠동아DB
“공백을 무시 못했죠.”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16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최근 고심 끝에 불펜투수 조상우(30)의 보직을 마무리투수로 변경한 이유를 설명했다.
홍 감독은 먼저 “조상우가 체질도 바뀌고, 체중도 많이 줄이면서 건강한 몸으로 올해 우리 팀에 돌아왔다. 하지만 2년이란 공백을 무시할 순 없었다. 구속만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다른 수치도 일정 부분 올라오지 않아 시즌 초엔 마무리투수로 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상우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201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불펜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기 시작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로 명성을 떨쳤다. 2019년에는 데뷔 첫 20세이브를 신고했고, 2020년에는 33세이브를 수확해 이 부문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1년 15세이브로 시즌을 마친 뒤 군 복무에 나섰고,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2년의 공백기로 인해 올 시즌 초반 조상우는 과거와 같은 위력적인 빠른 공을 던지진 못했다. 직구 구속이 140㎞ 대초반에 머물렀고, 강력한 무기가 사라진 탓인지 평균자책점(ERA)은 5월 한때 5.19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6월 들어 특유의 강속구를 뿌리기 시작했다. 14일 두산전에선 1이닝 무실점으로 기록하는 한편 직구 최고 구속 150㎞를 찍었다. ERA도 3.68까지 끌어내렸다.
홍 감독은 “시즌 초 궂은일을 도맡으면서 많은 경기에 나갔다. 그러면서 좋은 밸런스를 찾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조상우가 우리가 이기는 경기를 확실히 마무리지을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래서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