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설치된 EV-Q 인증을 획득한 200kW 양팔형 E-pit 충전기. 사진제공 |현대차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설치된 EV-Q 인증을 획득한 200kW 양팔형 E-pit 충전기. 사진제공 |현대차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충전 인프라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고도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사의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이피트)’에 적용할 신형 충전기에 대해 국내 최초로 민간 충전 품질 인증을 획득하며 인프라 고급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케피코가 독자 개발 및 생산한 ‘200kW급 양팔형 E-pit 충전기’가 ‘EV-Q’ 인증을 처음으로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인증 획득은 단순한 기계적 성능을 넘어 소비자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충전 안정성과 보안성을 기술적으로 담보한다는 점에서 국내 전기차 충전 생태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EV-Q’는 현대차그룹이 국제공인시험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협력해 개발한 민간 주도의 품질 인증 제도다. 기존의 법적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실제 전기차 사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증 절차는 내구성·신뢰성, 실충전 성능, 보안성, 통신 적합성, 전자파 적합성 등 5가지 핵심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잦은 충전 중단과 결제 오류 등 전기차 이용자들의 주요 불만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가혹 조건에서의 성능 테스트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설계됐다.

이번 인증 획득으로 충전기 운영 사업자들은 고장률 감소를 통한 운영 효율성 증대와 해킹 방지 등 보안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차량과 충전기 간의 통신 프로토콜을 사전에 엄격히 검증함으로써 제조사가 다른 전기차를 충전할 때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EV-Q 인증을 통과한 신형 200kW 충전기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우선 설치하고, 향후 전국 E-pit 스테이션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프리미엄 충전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신뢰도를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법적 요구사항을 상회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고객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충전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앞으로 구축될 E-pit 충전기에 EV-Q 인증 제품을 적극 도입해 충전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EV-Q 인증은 모든 충전기 제조사와 운영 사업자에게 개방되어 있어, 향후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 전반의 기술적 성숙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