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정기주주총회장 앞에서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3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정기주주총회장 앞에서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를 향한 노조의 불신과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표심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조합의 시선이 또 하나의 판단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 이어 고려아연에서도 노조의 거센 비판을 받는 반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가 선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MBK와 영풍을 ‘약탈적 투기자본’이라고 규정하며 적대적 M&A 시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고려아연은 홈플러스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MBK의 홈플러스 인수 이후 폐점과 구조조정이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일터를 지키기 위해 단식 농성과 삭발 투쟁까지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MBK가 자산 매각과 알짜 매장 폐점에 집중해 노동자의 삶을 압박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도 MBK 체제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에 꾸준히 반발해 왔다. 노조 측에 따르면 회생 이후 1년 동안 약 3500명의 인력 감축과 19개 점포 폐점이 이뤄졌다.

고려아연 주주총회 현장에서도 이런 문제 제기는 이미 등장한 바 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직접 참석해 MBK의 경영 방식에 우려를 제기했고, 사모펀드식 운영에 대한 노동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면 고려아연은 노조와 경영진이 충돌을 키우기보다 회사의 경쟁력 유지와 지속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38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달성했고, 최윤범 회장은 이를 두고 ‘102분기 연속 흑자보다 더 큰 성취’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노사 신뢰와 조직 안정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의안분석보고서에서 제련 산업 특성상 산업 전문성과 지속가능 경영 역량, 중장기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경영 역량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준다고 짚었다.
이 보고서는 고려아연이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해외 프로젝트 등 중장기 과제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영권 변화가 생기면 의사결정 지연, 조직 안정성 저하, 전략 수정 같은 실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MBK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 산업 운영보다 상대적으로 단기 재무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결국 24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실적이나 지배구조 이슈와 함께 누가 회사를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홈플러스 사례로 쌓인 MBK 불신과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맞물리며 주주들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