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크랩스 창립자 테렌스 곽의 2016년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팅크랩스 창립자 테렌스 곽의 2016년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상자산 프로젝트 ‘휴머니티 프로토콜’이 대규모 해킹을 당해 토큰 가격이 80% 이상 폭락한 가운데, 재단 창립자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한국의 유명 유튜버 사진으로 변경해 투자자들이 오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휴머니티 프로토콜이 발행하는 휴머니티(H) 토큰은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

재단이 발행하는 가상자산 토큰 ‘휴머니티’ 가격은 해킹 직전 고점인 1290원대에서 80% 이상 급락해 현재 28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피해 규모는 약 3600만달러(약 544억1000만 원)로 추산된다.


● 공통점은 ‘곽’ 밖에 없는데…“이 사람이 범인” 소동


휴머니티 프로토콜 창립자 테렌스 곽의 엑스 계정. 프로필 사진이 한국 유튜버 ‘곽튜브’의 사진으로 돼 있다. 엑스 갈무리

휴머니티 프로토콜 창립자 테렌스 곽의 엑스 계정. 프로필 사진이 한국 유튜버 ‘곽튜브’의 사진으로 돼 있다. 엑스 갈무리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휴머니티 프로토콜의 창립자인 테렌스 곽 최고경영자(CEO)는 돌연 자신의 엑스(X) 계정 프로필 사진을 변경했다. 구독자 200만명을 보유한 한국 유튜버 ‘곽튜브’의 사진이다. 그가 사진을 곽튜브로 바꾼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해외 해외 유명 가상자산 인플루언서들은 곽튜브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비난하는 게시글을 잇달아 공유했다.

여기에 더해 블록체인 온체인 분석가 잭(Zach)XBT가 이번 내부 관계자의 시세 조종 의혹을 제기하자, 해외 투자자들은 그의 계정에 곽튜브의 사진을 보내며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곽 CEO는 과거 유니콘 기업인 팅크랩스(Tink Labs)를 설립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이후 인공지능(AI) 시대에 딥페이크와 자동화 프로그램(봇)을 구별하고 사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휴머니티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휴머니티 프로토콜은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으면서도 신원 인증을 해주는 탈중앙화 신원인증 프로젝트다. 2024년 투자 유치 이후 해시드, CMCC글로벌 등 주요 투자사로부터 총 5000만달러(약 755억7000만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 직원 노트북 감염으로 개인 키 ‘무더기 유출’

NFT(대체 불가능 토큰) 인플루언서 파레아가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곽튜브와 휴머니티 토큰의 그래프 사진을 올리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엑스 갈무리

NFT(대체 불가능 토큰) 인플루언서 파레아가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곽튜브와 휴머니티 토큰의 그래프 사진을 올리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엑스 갈무리

이번 해킹 사태는 재단 내부의 보안 관리 소홀로 발생했다. 휴머니티 프로토콜 측은 자사 직원의 노트북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며 개인 키(비밀 키)가 무더기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곽 CEO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브리지(Bridge) 및 유동성 풀(Liquidity Pool)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공격을 감행한 해커들은 17개 이상의 지갑에서 토큰을 탈취한 뒤 시장에 대거 매도했다. 또한 탈취한 토큰을 이더리움 등의 대형 가상자산으로 교환하며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

재단 측은 피해가 발생한 모든 서비스의 입출금을 중단하고, 수사 당국과 협력해 도난당한 자금 회수에 나섰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