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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고려아연 주총을 앞두고 해외 주요 연기금 표심이 회사 측 안건으로 기울고 있다.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 경쟁이 뜨거워진 가운데, 북미 주요 연기금들이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잇달아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MBK·영풍 측에 비교적 우호적으로 거론됐던 연기금들까지 회사 측 안건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교직원연금기금 CalSTRS는 고려아연 현 이사회 측이 제안한 핵심 안건에 대거 찬성했다.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회사 측의 이사 5인 선임안에 찬성했고, MBK·영풍 측의 6인 선임안과 액면분할안에는 반대했다.
이 같은 판단은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 때 CalSTRS가 현 경영진의 집중투표제 도입안에 반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 폭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이 같은 기류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CalSTRS는 MBK·영풍 측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2명과 사외이사 후보 2명 등 4명 전원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현 이사회가 추천한 최윤범 사내이사 후보와 황덕남 사외이사 후보, 김보영 감사위원 후보, 감사위원이 되는 이민호 사외이사 후보에는 찬성했다.

플로리다퇴직연금 FRS와 브리티시컬럼비아공적연금 BCI도 비슷한 방향의 판단을 내렸다. 두 연기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안과 이사 5인 선임안 등 회사 측 주요 안건에 찬성했고, MBK·영풍 측의 액면분할안과 이사 6인 선임안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FRS는 MBK·영풍 측 이사 후보 4명에도 명확하게 반대했다. 반대로 현 경영진이 제안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안, 이사 5인 선임안, 최윤범 사내이사 후보, 황덕남 사외이사 후보에는 찬성해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 유지에 힘을 실었다.
BCI 역시 MBK·영풍 측의 액면분할안과 이사 6인 선임안에 대해 주주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일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연기금 표심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7곳의 최근 권고 방향과도 대체로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최윤범 회장이 주도하는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미국 정부 투자, 그리고 회사 측이 이어온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노력이 기관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