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라’ 황금종려상…미국영화 ‘13년만에 칸 영예’

입력 2024-05-27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션 베이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여주연·각본상 모두 美 싹쓸이
유럽영화 대세 흐름 깨고 대반전
미국 영화인들이 유럽영화의 압도적 강세가 두드러지던 칸영화제를 휩쓸어 눈길을 끈다.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가 최고상을, 미국배우가 남여주연상을 모두 가져갔기 때문이다. 반면 칸의 단골손님이었던 한국영화는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해 수상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

26일(한국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7회 칸국제영화제 폐막 및 시상식에서 ‘아노라’가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젊은 여성 스트리퍼와 러시아 신흥 재벌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는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드 로켓’ 등을 만든 숀 베이커 감독이 연출했다. 미국영화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2011년 ‘트리 오프 라이프’(감독 테렌스 맬릭) 이후 13년 만이다.

2등과 3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은 각각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감독 피얄 카파디아·인도)와 ‘에밀리아 페레스’(감독 자크 오디아르·프랑스·멕시코 합작)가 가져갔다. ‘에멜리아 페레스’를 주연한 트렌스젠더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을 비롯한 드리안나 파즈,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 등 네 배우가 이례적으로 여우주연상을 공동수상했으며,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감독 요로고스 란티모스·아일랜드)의 재시 플래맨스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제시 플레멘스와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 등 미국배우의 주연상 독식이 눈길을 끈 가운데 각본상 역시 미국 호러 ‘더 서브스턴스’(감독 코랄리 파르자)가 가져갔다.

감독상은 ‘그랜드 투어’를 연출한 포르투갈의 미겔 고메스 감독이 받았고 영화에서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형, 태형, 재산몰수형 등을 선고 받은 뒤 유럽으로 망명한 이란의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이 ‘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로 특별 각본상을 받았다.

반면 한국영화는 이번 영화제에서 수상 기회가 주어지는 경쟁 부문에 단 한편도 오르지 못했다. 황정민·정해인 주연의 ‘베테랑2’(감독 류승완)가 장편극영화로는 유일하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으며 단편영화 ‘메아리’(감독 임유리)와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감독 김량)가 각각 칸 시네프와 칸 클래식 섹션에서 소개됐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