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 동아일보DB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현직 판사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45)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법원 내부 게시판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11일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서울중앙지법의 국정원 댓글 판결은 ‘지록위마’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이 2012년 당시 대선에 대해 불법적인 개입행위를 했던 점들은 객관적으로 낱낱이 드러났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한 사실임에도 담당 재판부만 ‘선거개입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이어 “2012년은 대선이 있던 해인데 원 전원장의 계속적인 지시 아래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했다면 정치개입인 동시에 선거개입이라는 것이 옳지 않겠냐.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가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궤변이다”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또 “이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일까? 그렇지 않으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심사를 목전에 앞두고 입신영달에 중점을 둔 사심이 가득한 판결일까”라고 묻고 “나는 후자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