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지하상가 상인들 울리는 ‘꼼수’

●임대료 폭등 책임 못 피해… “의도적 경쟁입찰” 의혹
●지하상가 ‘돈 잔치’ 부추겨… 상인들 고통 심화
●지하상가 임대료 폭등…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대전시 중앙로지하상가 모습. 사진｜장관섭 기자

대전시의 중앙로지하상가 임대료 폭등 사태가 시의 ‘의도적인 경쟁입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상인들은 30년간 지켜온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시는 공유재산법을 근거로 들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 위탁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경쟁입찰을 강행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말부터 지하상가 입점 상인들에게 올해 5월에 개별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상인들은 전통시장특별법에 따라 위수탁이 가능하다며 부당성을 들어 반발했지만, 시는 공유재산법을 내세워 상인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대전시 중앙로 지하상가 상인들의 시위 모습. 사진｜장관섭 기자

결국 점포별 최고가격 경쟁입찰로 인해 지하상가 임대료는 평균 2.4배, 최대 12배까지 폭등했고, 상인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 지하상가에 대해 민간에 지하도상가단위 위수탁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의 경우, 다수의 지하상가를 민간에 위탁하고 있으며, 투찰상한제를 적용하여 임대료 폭등을 방지하고 있다.

대전시의 행정 전문가는 “굳이 상인들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관련 정책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누군가 승진 등 이득을 보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면 관련 정책을 만들고 설계한 이는 반드시 그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대전시의 행정 처리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시는 공유재산법을 핑계로 상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전시 중앙로지하상가 모습. 사진｜장관섭 기자

대전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유재산법 등 관련 법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준수하는 동시에 상인들의 보호와 지하상가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장관섭 기자 localhn@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