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삼강나루 주막,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천 삼강나루 주막 전경. 사진제공 ㅣ 예천군

120년 넘는 전통 주막·나루·공동체 문화가 집약된 ‘복합 민속 공간’ 가치 인정
외상장부 흔적·동신계책·삼강도선계 등 희귀 생활자료 다수

예천군은 풍양면 삼강리에 위치한 ‘예천 삼강나루 주막’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삼강나루 일대의 전통 주막과 나루터, 공동체 신앙과 생활문화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복합 민속 자원의 가치를 국가 차원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천 삼강나루 주막은 금천·내성천·낙공강 세 물줄기가 만나는 삼강리 합수머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00년경 건립돼 2005년까지 실제 주막으로 운영됐다.

옛날 삼강나루는 인근 지역 주민과 상인, 나그네가 끊임없이 오가는 교통·물류 요충지였다. 주막은 이들의 휴식처이자 정보 교류의 중심지로 기능하며 지역 나루터 문화의 중요한 축을 형성해 왔다.

특히 주막 건물은 원형이 거의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어 전통 민속건축의 구조와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부엌 흙벽에 남아 있는 외상장부 흔적은 당대의 생계를 드러내는 생활 자료로서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삼강나루 일대에서는 130년 넘게 마을 공동체 신앙인 동제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동제의 절차와 변천은 ‘동신계책’이라는 문서에 정리돼 있으며, 이는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체계적 민속 기록물로 평가된다.

또한 나루터 운영 과정과 규약 등을 담은 ‘삼강도선계’ 문서는 조선 말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지역 교통·운송·나루 문화의 실체를 밝히는 귀중한 자료다. 이들 기록은 삼강나루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생활·신앙·교통 문화가 결합된 총체적 민속 공간임을 입증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삼강나루 주막이 지닌 △전통 건축 원형 보존 △생활 민속의 실증자료 △공동체 신앙의 지속성 △나루 문화 기록 유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특히 “주막·나루터·마을 공동체가 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적·문화적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삼강나루 주막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예천이 지닌 소중한 문화적 자산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주막 보존·정비, 나루터 경관 관리, 동제 등 전승 민속행사 지원, 관련 문서 디지털화 등 종합적 보존·활용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천군은 향후 삼강나루 일대를 전통문화 체험·관광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지역 문화유산의 활용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천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