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0% 앓는 만성질환 위험 경고…부산 온병원 1000건 임상·맞춤치료 성과
수면장애 환자 치료 모습. (사진제공=온병원)

수면장애 환자 치료 모습. (사진제공=온병원)



국내 수면장애 환자가 급증하면서 생활 불편을 넘어 건강 위협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처음 100만명을 넘긴 뒤 2023년에는 130만명에 육박했다.

최근 임상 분석에서도 국민의 14~17%가 불면증이나 수면무호흡 등 문제로 의료기관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심혈관질환, 치매, 대사질환 악화와의 연관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코골이나 무호흡을 단순한 피로로 넘길 경우 병이 깊어지고 심혈관 위험이 1.5~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면 문제의 정확한 원인과 중증도를 파악하는 ‘수면다원검사’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부산 온병원 수면장애클리닉은 2021년 이후 1000건이 넘는 수면다원검사 양압기 적정압 검사를 시행하며 지역 내 전문 치료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 불면증부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렘수면 행동장애, 주기성 사지운동장애까지 다양한 수면질환을 다학제로 접근해 치료하고 있다.

한 30대 남성 환자는 수년간 지속된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정지를 이유로 온병원 이비인후과 외래를 찾았다. 비만도가 40을 넘는 고도 비만 상태였으며 낮 동안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시행된 1차 수면다원검사에서는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발생횟수를 의미하는 AHI가 87.6까지 기록돼 ‘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이 진단됐다. 최저 산소포화도는 67%까지 떨어져 심혈관계 부담이 매우 큰 상태였다.

이 남성 환자는 이후 진행된 양압기 적정압 검사에서 적정 압력이 설정되자 AHI는 4.5로 급감했고 수면 효율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양압기 치료를 시작한 지 일주일 뒤에는 AHI가 1.3까지 떨어져 사실상 정상 범주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다. 환자는 치료 불편감 없이 안정적으로 양압기에 적응했고 주간 졸림과 피로감도 대부분 해소됐다고 보고했다.

미국수면학회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에 대해 양압기 치료를 1차 권고 치료로 제시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양압기 치료는 AHI 70~90% 개선의 높은 효과를 나타내며 약물이나 수술보다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 온병원에서도 이러한 국제 기준과 동일한 치료 패턴이 확인되고 있다.

부산 온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이일우 이비인후과 과장은 ‘수면다원검사는 단순히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검사가 아니라 환자의 수면 구조와 문제를 숫자로 보여주는 과학적 도구’라며 ‘왜 치료가 필요한지 환자가 스스로 이해하게 돼 치료 순응도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