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사망보험 총납입액만 14억 충격…檢 조사 착수 (종합) [DA:스퀘어]

입력 2022-09-30 0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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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권유로 가입한 보험금 납입액이 총 1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최근 박수홍 측으로부터 보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이에 대해 박수홍 측은 8개 보험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보충의견서를 냈고, 추가 조사도 받았다.

박수홍은 2003년 7월부터 2006년, 2008년, 2013년, 2016년, 2018년에 각종 사망보험에 차례로 가입했다. 적게는 월 보험 납입액이 41만 원에서 많게는 500만 원 상당. 8개 보험료를 모두 더하면 장기간 박수홍은 매월 1155만 원 정도를 납부하고 있었다.

그동안 박수홍이 납입한 보험료 총액은 약 13억 9000만 원. 박수홍 개인 명의로 가입돼 전수 조사가 가능한 6개 보험료의 총 납입료는 12억 7000여만 원이다. 여기에 법인 명의로 가입돼 친형 부부의 동의 없이는 정식 확인이 어렵지만, 월 납입액을 기준으로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를 산출해 더하면 13억 9000만 원 상당이다.

특히 대다수 보험이 사망보험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보험 가입 당시 미혼인 박수홍의 경우, 사망 보험보다는 질병 치료, 간병 보험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보통의 상식. 박수홍 측이 직접 보험가입성향을 분석한 결과, 사망 보험금의 비중이 60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가 적정 수준이라고 볼 때, 그보다 6배에 육박하는 사망보험을 유지해 온 셈이다.

현재 박수홍은 총 8개의 보험 중 개인 명의로 된 3개를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낮아 적잖은 손해가 발생했지만, 해당 보험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향후 더 큰 손해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법인 명의로 된 나머지 2개 보험은 박수홍이 임의로 손댈 수 없다. 이 중 박수홍이 지분 50%를 가진 라엘 명의로 된 보험은 현재 ‘실효’ 상태다. 보험료가 제 때 납부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친형 부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메디아붐 명의 보험은 매월 보험료가 납부돼 ‘정상’ 유지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앞서 박수홍 친형 박 씨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날 “증거 인멸과 도주가 우려된다”며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수홍은 지난해 4월 친형 부부가 약속된 매니지먼트 법인 수익 배분을 지키지 않았으며, 법인 자금과 출연료 등을 횡령했다며 친형 부부를 고소했다. 또, 박수홍은 형사 고소 외에도 친형 부부가 30년간 출연료를 횡령했다며 지난해 6월 86억 원 가량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박수홍은 지난 6월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박수홍은 당시 “30년 넘게 방송하면서 가장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 내가 피해를 입었지만,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며 “형과 형수를 많이 믿었고 가족을 온전히 사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형 측과 소통과 합의를 통해 해결하려고 많이 시도했다. (형이) 약속한 때에 나타나지 않았고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고소를 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수홍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박수홍이 벌어들인 수익을 친형과 7대 3으로 나누는 약정을 체결하고 30년간 동업 관계에 있었지만 친형이 그 돈을 다 착복했다. 장 보고, 마사지 받고, 사우나 가고, 이발하고, 백화점에서 산 고가의 여성 의류 등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선 안 되는데 임의로 법인 카드를 썼다. 생활필수품까지 법인 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박수홍 측은 친형 측이 개인 통장에서 수십억 원을 개인 자금을 횡령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근무한 적 없는 직원에게 인건비가 지급된 흔적도 발견했다고. 박수홍과 연관된 법인 회사 두 곳도 언급됐다. 박수홍은 7대 3의 비율로 지분을 보유하는 줄 알았지만, 한 곳은 친형 가족 지분이 100%였으며 다른 한 곳은 지분이 5대 5였다고 한다. 노종언 변호사는 “박수홍 조카들도 법인 주주였다. 법인 카드로 중·고등학교 학원도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박수홍은 “형과 형수를 의심한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았다. 나를 위해서 희생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통장을 보여 달라고 할 수 있겠나. 바쁘게 살았지만 누군가를 믿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이거 네 것이다’ 하면 믿었다. 당연히 믿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냥 죽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며 “믿었던 사람에게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부정당하는 순간에는 주체가 안 되더라. 지옥 자체였다”고 호소했다.

박수홍 집안 분위기 자체도 친형 중심이었다고. 박수홍이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도 형이 사주를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홍은 친형을 상대로 고소한 후에야 자신 앞으로 고액의 사망 보험이 다수 계약된 사실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보험은 총 8개로 사망 보장이 큰 보험이 다수 가입돼 있었다. 박수홍은 “보험 앱을 통해 사망 초과가 600%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형은 연금 보험이나 저축성 보험이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당시 미혼이었는데 내가 왜 죽으면 받는 돈을 그렇게 설정했겠나”라고 말했다.

박수홍은 루머에 대해서도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30년간 방송을 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었다. 방송하러 가면서, 오늘은 또 무슨 루머가 나와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색안경 끼고 볼까. 사람이 너무 무섭더라”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또한, 박수홍 아내 관련 루머도 허위사실임을 강조했다. 해당 루머는 모두 거짓이었다.

박수홍은 “많은 분이 힘내라고 응원의 글을 올려주셨다. 잘 살진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울면서 버텼다. 누군가가 이겨내면 그 다음 피해자가 없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거짓 속에서도 진실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은 힘이지만 정말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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