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현미는 이날 오전 9시 37분경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팬클럽 회장 김모(73)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1938년 평양에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현미는 1951년 1.4 후퇴 때 부모, 6남매와 남쪽으로 내려왔다. 피난 과정에서 어린 두 동생과 헤어졌다가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한 차례 재회했다.
현미는 1957년 스물의 나이에 미8군 위문 공연 무대에서 칼춤 무용수로 활동했다. 일정을 펑크 낸 여성 가수 대타로 무대에 오르면서 가수가 됐다. 그를 눈여겨 본 작곡가 故 이봉조의 음악적 지원 아래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현미가 부른 곡 대부분이 故 이봉조가 작곡하거나 협업한 곡들이다. 현미는 1962년 직접 가사를 입힌 번안곡 ‘밤안개’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떠날 때는 말없이’ ‘몽땅 내 사랑’ ‘애인’ ‘보고 싶은 얼굴’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현미는 故 이봉조와 일과 사랑을 함께했으나 임신 7개월 무렵 이봉조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혼 서류를 보고 다시 믿었으나 결국 두집 살림을 알게 돼 별거했다. 현미는 과거 여러 프로그램에서 이별 과정에서 이봉조가 위협적으로 협박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봉조는 현미와 이별한 후 1987년 세상을 떠났다.
현미는 2007년 데뷔 50주년 앨범을 발매하고 기념 콘서트로 진행했다. 현미는 “이가 빠지고 목소리가 안 나올 때까지 노래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미는 ‘슈퍼스타K2’ ‘아궁이’ ‘고부스캔들’ ‘내 몸 사용 설명서’ ‘남심북심 한솥밥’ 등의 예능에 출연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