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모유 마신 美女 방송인, 면역력 높이려고?

입력 2024-04-16 1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의 유명 여성 방송인 코트니 카다시안(44)이 며칠 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게시물이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침대에서 오른손 엄지를 치켜든 사진을 배경으로 “속이 메슥거려서 모유 한 잔 때렸어요”라고 썼다. 네 아이의 엄마인 그는 작년 11월 재혼한 드러머 트래비스 바커와 사이에서 아들 록키를 얻었다. 카다시안은 아이에게 먹일 모유를 마신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 각국의 여러 매체가 이를 다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제기됐다. 성인이 본인 또는 남의 모유를 마시는 게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지난 2015년 영국 왕립의학 저널에는 모유를 슈퍼 푸드라고 표현하며 회복 촉진, 근육 강화, 면역체계 지원 등의 효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편집 기사가 게재됐다. 실제 미국에서는 성인 구매자를 위해 모유를 꽤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도 한다.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캡처.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모유는 기본적으로 아기를 먹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계되었지만, 생후 초기 아기의 건강을 지원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건강 보안 센터의 선임 학자인 아메시 아달자 (Amesh Adalja) 박사는 “모유에는 신생아의 면역 체계를 자극하는 다양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는 항체도 포함된다”고 건강 전문지 우먼 헬스에 설명했다.

모유를 마시면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모유를 섭취하면 감염 위험을 낮추고 가벼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일부 있다. 하지만 이는 과학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위약 대조, 이중 맹검, 동료 검토 연구를 통해 연구되지 않았다.

마시지 않고 모유를 피부에 바르면 아토피 피부염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성인이 모유를 마실 경우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다. 아달자 박사는 “성숙한 면역 체계를 가진 성인에게 모유가 어떤 혜택을 줄지는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모유 수유 상담사이자 간호사로서 흑인 산모를 돕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 운영하는 시에라 우즈는 USA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인간 모유는 영·유아에게 영양이 풍부하고 유익하지만 성인이 섭취하는 것은 동일한 영양상 이점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소비자를 건강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까지 산모가 자신의 모유를 마셔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를 연구한 임상 시험이 없으며, 성인이 모유를 섭취하는 게 이득이 있다고 지지하는 다른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 중인 엄마는 굳이 건강을 위해 자신의 모유를 먹을 이유가 없다고 전문가는 설명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모유수유 중인 엄마의 경우, 혜택은 제한적이거나 무시할 정도다. 왜냐하면 이미 산모는 그 항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뉴욕 버펄로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이자 교수인 토마스 루소 박사가 말했다. 그는 “모유가 엄마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안전상의 문제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엄마가 자신의 모유를 마시는 경우 기분이 께름직한 것 외에는 특별히 건강에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유는 신체의 체액이기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은 모유를 마시는 것은 정말로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날 것의 우유와 비슷한 식중독 및 감염 질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