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비하, 노인 혐오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구독자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7일 저녁 7시 50분 기준 ‘피식대학’ 구독자 수는 약 299만 명이다. 지역 비하, 노인 혐오 발언 논란 전 구독자 318만 명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해 약 20만 명이 줄어들었다.
앞서 11일 ‘피식대학’ 유튜브에는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왔어요) [경북 영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는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가 경북 영양 여행기를 담은 콘텐츠다.
하지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영상 속 세 사람은 영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넘어 지역 비하 수준의 발언을 쏟아낸 것. 이용주는 “여기가 1만 ,000명 있다. 장수 마을이다.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며 영양을 소개했고, 김민수는 “이런 지역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냐. 여기 중국인 줄 알았다. 여긴 ‘리빙 공기청정기’”라고 했다.
세 사람은 영양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먹으며 “서울 집에서 만들어먹을 수 있는 맛이다. 굳이 영양까지 와서 먹을 음식은 아니다”, “햄버거를 못 먹으니까 막 이렇게 (섞어) 넣어 먹는 거 아니냐. 햄버거가 부대찌개 같은 느낌이다”, “음식점 메뉴가 너무 특색이 없다”, “여기는 메뉴판이 의미가 없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 “몇 숟가락 하자마자마 느낀 게 이것만 먹으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을지 싶다” 등이라고 평가했다.
블루베리 홍삼 젤리를 먹으면서는 “할매 맛”이라고 노인 혐오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세 사람은 젤리를 먹다 생소한 맛에 의아해하며 “와 할매 맛이야 할매 맛”, “내가 할머니의 살을 뜯는 것 같다”, “충격적이다 이거”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을 뜯어 먹는 모션을 취하기도 했다.
결국 해당 영상은 지역 비하 영상으로 도마에 올랐고, ‘피식대학’ 측은 논란이 벌어진 뒤 한참이 지난 18일에서야 사과했다. ‘피식대학’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는 “신속한 사과가 중요함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번 일과 관련된 당사자분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전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또한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을 통해 우리의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되는 것이 걱정돼 숙고 끝에 이날 사과문을 올리게 됐다”며 “우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에게 사죄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메이드 인 경상도’는 이용주의 지역 정체성을 소재로 한 코미디 콘텐츠”라며 “이용주 본인이 부산 사람이라고 주장함에 반해 실제 경상도인과의 대면에서 보이는 어수룩함과 위화감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게 기획 의도였다. 회차가 진행됨에 따라 경상도 여러 지역의 문물을 경험하는 내용이 추가되며 자연스럽게 지역 홍보적인 내용을 포함하게 됐고, 해당 지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력에 대해 깊게 숙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됐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해 촬영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다”며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물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됐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한다”고 논란에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끝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코미디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좋은 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피식대학’ 모습 보여주겠다”고 했다.
다음은 ‘피식대학’ 지역비하 논란 공식사과 전문
안녕하세요. 피식대학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입니다.
5월 11일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에 올린 '메이드인 경상도, 경북 영양편'과 관련하여 사과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시는 부분들에 대해 반성의 자세로 모든 댓글을 삭제 없이 읽어 보았습니다. 신속한 사과가 중요함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번 일과 관련된 당사자 분들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또한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의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되는 것이 걱정되어 숙고 끝에 오늘 사과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메이드 인 경상도'는 이용주의 지역 정체성을 소재로 한 코미디 콘텐츠 입니다. 이용주 본인이 부산 사람이라고 주장함에 반해 실제 경상도인과의 대면에서 보이는 어수룩함과 위화감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게 기획의도 였습니다. 회차가 진행됨에 따라 경상도 여러 지역의 문물을 경험하는 내용이 추가되며 자연스럽게 지역 홍보적인 내용을 포함하게 되었고, 해당 지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력에 대해 깊게 숙고하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컨셉을 강조하여 촬영 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 물 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 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되었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 드립니다.
먼저, 본 콘텐츠에서 직접적인 언급으로 피해를 겪으신 두 분의 사장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콘텐츠에서 직접 언급하여 문제가 된 제과점과 백반식당에 피식대학의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가 방문하여 사과를 드렸습니다.
제과점 사장님께 점내에서의 무례한 언행들과 배려 없는 맛 평가에 대해 깊게 사죄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사장님께서 먼저 동석하여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고 사장님께서 본인은 괜찮으시다며 넓은 아량으로 저희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리고 죄송합니다.
백반식당 사장님께도 저희의 무례함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 드리며 이번 일로 인해 저희의 부족함을 인지하게 되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사장님께서는 우리 모두 실수를 하는 사람이다, 첫 번째는 실수이지만 두 번째는 잘못이 되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질책과 함께 다독여주셨습니다.
두 사장님 모두 지금은 피해가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추후 발생할 피해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피해와 심려를 끼친 영양군민, 영양에서 근무하고 계신 공직자와 한국전력공사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마음의 상처를 드렸고 여지없이 죄송합니다. 영양군과 영양군의 특산품에 대해서도 경솔한 발언을 해 불쾌한 감정을 들게 했습니다. 영양군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시는 영양군 주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영양군청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추후 어떤 형태로든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을 찾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세번째로, 저희의 콘텐츠로 불쾌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립니다.
코미디 채널로서 저희를 바라봐 주시고 재미있게 시청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불쾌함과 실망감을 전달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희 피식대학은 코미디언입니다.
금번의 일을 계기로 코미디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피식대학의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피해를 겪으신 영양군 시민분들과 심려를 겪으신 구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 메이드인 경상도 영양군편은 본 사과문 게재와 함께 비공개 처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