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이태훈 부부가 ‘빚 돌려막기’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마이너스 가계’를 고백한 뒤, 전문가의 솔루션을 받아 ‘빚 청산’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29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약칭 ‘고딩엄빠4’) 43회에서는 ‘청소년 엄마’ 황강은과 남편 이태훈이 출연해, 양가 부모의 경제적 지원 덕에 ‘풀 소유’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무려 2500만 원의 빚과 매달 마이너스 100만 원의 가계 적자를 이어가는 ‘신용불량자 부부’임을 밝혀 충격을 안겼다. 다행히 두 사람은 늦었지만 전문가의 도움으로 ‘플러스 인생’을 위한 설계에 나섰고, 또한 이를 지켜나가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이날 황강은·이태훈이 ‘청소년 부모’가 된 사연이 재연드라마를 통해 그려졌다. 이태훈은 “학창시절, 유도 유망주였지만 선배들의 폭력에 시달려 운동을 포기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많이 힘들었는데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황강은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 후배의 부탁으로 300만 원을 대출 받아 빌려줬는데, 그 후배가 잠적했다. 이후 빚이 늘어나서, 여자친구와도 헤어지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황강은은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건네면서 이태훈을 도왔고, 더욱 굳건해진 두 사람은 대출을 받아서 동거에 들어갔다. 이태훈은 “얼마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됐으나, 부모님에게 혼날까 두려워서 이를 밝히지 않은 채 여자친구와 본가로 들어가 살았다. 그러다 군 입대를 하루 앞두고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렸다”고 해 3MC인 박미선, 서장훈, 인교진은 물론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우먼 김효진 등 스튜디오 출연진의 말문을 막았다.
재연드라마가 끝이 나자, 황강은·이태훈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했다. 인교진은 “(입대 후)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 게 맞느냐?”라고 근황을 물었고, 이태훈은 “내가 훈련소에 있을 때, (황)강은이가 어머니와 오래 대화를 나눴고 출산 3개월을 앞두고 (결혼 및 출산) 허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아이를 낳고 잘 사는데 왜 ‘고딩엄빠’에 나왔냐?”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두 사람은 “아직까지 부모님께 말씀 못 드린 비밀이 있어서, 이를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황강은·이태훈과 생후 9개월 된 아들의 일상도 공개됐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이태훈은 틈틈이 집안 살림과 육아를 도와 훈훈함을 안겼다. 또한 세 가족의 집은 아담하지만 깨끗하고 살림살이도 완벽히 갖춰져 있어 3MC의 칭찬을 받았다. 황강은은 “양가 부모님이 집 보증금과 살림살이 장만 등으로 약 5,000만 원을 지원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훈훈함도 잠시, 황강은은 세탁 세제가 떨어진 것을 확인하더니, “통장 잔고가 2,186원이라 생필품을 못 사고 있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과거 이태훈이 대학 후배에게 빌려준 300만원의 대출을 ‘빚 돌려막기’로 버텨오다가 둘 다 신용불량자가 됐고, 이제는 대출조차 꽉 막혀 있었던 것. 심지어 빚은 2,500만 원으로 불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이태훈이 받고 있는 월급에다가 정부지원금을 합쳐서도 매달 100만 원씩 가계 적자였다.
이런 상황에 서장훈은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아시냐?”며 “예전에 300만 원을 빌렸을 때 부모님께 고백했다면 다 해결이 됐을 텐데 왜 이야기를 안 했냐”며 답답해했다. “부모님에게 그간 말씀드리지 못한 비밀”이 바로 ‘빚 돌려막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 스튜디오 출연진들은 “이게 말이 되느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된 지경”이라며 혀를 찼다. 그럼에도 황강은은 곧 다가올 아들의 돌잔치를 열어주고 싶다며 업체를 방문해 견적을 받았고, “부모님이 조금 도와주신다고 해서 어떻게든 돌잔치는 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급기야 두 사람은 돌잔치 후 결혼식까지 치를 생각임을 알려 “부모가 언제까지 도와줘야 하나. 현실 감각이 부족해 보인다”는 박미선의 쓴소리를 들었다.
답답한 현실에 이태훈은 늦은 밤, 절친한 지인을 만나러 갔다. 이후 지인에게 “매달 100만원씩 적자가 나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서 메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인은 “만약 한 번이라도 돈을 못 빌리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상황인 셈인데, 대체 어쩌려고 이러냐”며 따끔하게 질책한 뒤 돈 봉투를 건넸다. 직후, 이태훈은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알리려고 했으나 끝내 전화를 하지 않았다. 황강은 역시 “부모님에게 그간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더는 손을 벌리지 못하겠다”며 전전긍긍했다. 결국 두 사람은 제작진의 도움으로 김경필 머니트레이너를 만났고, 김경필 트레이너는 일명 ‘SAVE 작전’을 제시했다. 휴대폰 및 담배 비용 등 불필요한 부분의 지출을 줄여서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을 찾으라고 강하게 조언한 것. 여기에 스튜디오 출연진들의 질책과 격려가 이어지자, 두 사람은 달라진 마음가짐을 보였다.
이태훈은 “앞으로 씀씀이를 줄여서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인생을 살겠다”라고 약속했고, 황강은도 “절약하는 삶의 방법 배웠으니,세 식구가 잘 사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미선은 “두 사람 모두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은데, 받은 사랑 만큼 아들을 위해서라도 훌륭한 부모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 약속을 꼭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