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결혼 10년 차 김 씨는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건물 앞에서 아내의 퇴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퇴근은커녕,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는 아내. 이상한 느낌에 아내와 장모가 함께 운영하는 사무실을 찾은 김 씨는 평소와 다른 낯선 장면을 목격했다.
문이 열린 채 텅 빈 사무실, 심지어 출입문 앞에는 장모의 핸드폰이 떨어져 있었다. 사무실 주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아내와 장모의 모습에 의아해하던 김 씨는 비상계단 방화문 앞에 묻은 수상한 핏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레 문을 열자 충격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그곳엔 아내가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다.
김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김 씨 아내가 발견된 곳 아래층 계단에 장모 역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던 것. 두 사람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숨을 거뒀다.
경찰은 범행 발생 13시간 만에 남태령역 인근 하천가에서 가해자를 검거했다. 그의 정체는 김 씨 장모와 연인 관계였던 65세 박학선이었다. 체포 이후 박학선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김 씨와 함께 피해자의 사무실에서 흔적을 찾던 중, 장모가 개인 메일에 저장해놓은 130여 개의 녹취 파일들을 발견했다. 피해자와 박학선의 전화 통화가 담긴 녹취였다. 그 안에서 의미심장한 내용들을 확인하게 됐다.
박학선은 “자기야 난 자기랑 못 헤어져 그거 알고 있어. 너하고 같이 죽기 전에 헤어지지 못해 나는", “너 나와 봐. 까불지 마 일로 와 내가 가기 전에 거기" 등 말을 했다.
한때 다정한 연인이었던 박학선은 왜 모녀를 무참히 살해한 걸까? 두 사람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작진은 취재 중 박학선의 과거 지인과 연락이 닿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자세한 내용은 7일 오후 9시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