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솔트엔터 이제 와서? 평가 끝, 네 최악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1-10-19 1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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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사흘째다. 이틀은 침묵하더니 사흘째가 되는 날 아침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는 간략한 입장을 전한다. 영화 ‘베테랑’ 조태오(유아인 분) 대사 ‘어이가 없네’가 떠오른다. ‘낙태 종용’ 배우 K로 지목된 김선호와 그의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의 ‘환장 대처’에 관한 이야기다.

앞서 누리꾼 A 씨는 17일 국내 포털사이트 산하 커뮤니티 게시판에 배우 K에 대한 글을 올렸다. 배우 K와 교제했던 사이라고 주장하는 A 씨는 배우 K로부터 낙태를 강요를 받았다고.

A 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2020년) 초부터 올해 중반(여름)까지 교제했다. A 씨는 건강 때문에 피임을 중단했을 때 배우 K 요구로 피임 없이 관계를 맺었고, 지난해 7월 임신 사실을 배우 K에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배우 K는 억대 광고 손해배상금 등을 이유로 낙태를 회유하고 결혼 등을 약속했다고. 문제는 낙태 이후다. 태아가 사라지자, 배우 K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 배우 K는 작품 핑계로 감정 기복을 보여주더니 지난 5월 말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다.

A 씨는 “TV에서는 너무 다르게 나오는 그 이미지에 정상적인 일상이 불가능하다. 어쩌면 여자로서 개인적인 내 이야기도 낱낱이 밝혀야 하는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이별 후유증뿐만 아니라 혼인을 빙자해 소중한 아기를 지우게 하고 작품 할 때 예민하다는 이유로, 스타가 됐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던 그의 인간 이하 행동으로 정신적, 신체적인 트라우마가 심한 상태다. 이렇게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앞으로의 내 인생에 있어 평생 그가 내게 준 아픔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썼다.

이런 A 씨 주장에 온라인에서는 증거를 요구했다. A 씨가 주장에는 이미 배우 K를 특정할 만한 내용이 모두 담겼기 때문. A 씨는 증거 요청에 “사진이 정말 많아 그건 어렵지 않다. 바로 올리지 않은 이유는 법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사진까지 올릴지 고민 중이나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1년 넘게 죄책감과 고통 속에 시달렸다. 쉽게 결정했거나 욱해서 쓴 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A 씨 폭로에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배우 K에 관한 글이 도배됐다. 배우 K가 누구인지 예상한 누리꾼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배우 K를 실명을 언급한 유튜버도 등장했다.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 씨다. 이진호 씨는 18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을 배우 K가 김선호이며 그를 둘러싼 소문은 이미 업계에서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이진호 씨 라이브 방송 영상을 인용한 실명 언급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김선호와 그의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폭로 글이 올라온 이후부터 이틀 간 침묵했다. 사흘째인 19일이 되어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문제는 그 입장문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내용만 담겼다는 점이다. 솔트엔터테인먼트는 19일 오전 공식입장문을 통해 “빠른 입장을 전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당사는 현재 익명으로 올라온 글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좋지 않은 일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사실관계 확인을 아직도 진행한다. 일찌감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으면 됐을 간단한 말 한마디도 못한 채 연락을 피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더니, 겨우 내놓은 말이 이거다. ‘사실관계 확인 중’. 취재진은 물론 팬들, 업계 관계자들은 ‘정신세계 확인’을 요구한다. 어떤 정신이면 이 간단한 말 한마디 못해 사태를 지경까지 만드나. 의혹 진위 여부를 떠나 이미 대처 능력에서 행간을 읽힌 김선호와 소속사는 ‘최악’이라는 두 글자를 주홍글씨처럼 새겼다. 덕분에 김선호 인기는 신기루가 될 전망이다. 잠시 환상이었으나, 환장으로 거듭날 파국. 진실이 무엇이든 이미 대처 방식에서 평가는 끝났다. 최악 그리고 환장. 김선호와 솔트엔터테인먼트에는 두고두고 회자될 두 단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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