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속 음주 저체온증 위험, 심할 경우 사망…증상 확인하면 담요로 몸 덮어야

입력 2015-01-14 0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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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속 음주 저체온증 위험, 심할 경우 사망…증상 확인하면 담요로 몸 덮어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술로 몸을 녹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신다고 실제 체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혈액이 내부기관에서 피부 표면으로 몰려들면서 피부가 뜨거워지는 등 온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따뜻한 느낌이 든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13일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지만 결국 피부를 통해 다시 발산되기 때문에 체온은 떨어지게 된다"면서 "오히려 몸속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져 저체온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1~18일 사이 한랭질환자는 모두 137명으로 2013년 같은 기간 67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저체온증은 1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저체온증 환자 중에서도 절반은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는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술을 마시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 기능이 약화되면서 저체온증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저체온증은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 증상만으로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다만 지나치게 몸을 떨거나 피부가 차고 창백해지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전용준 원장은 "중심체온이 34도까지 떨어지게 되면 술에 취한 듯한 비정상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만약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저체온증 때문인지, 술에 취해서인지 구분이 안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심체온이 33도까지 내려가면 근육 강직 현상이 나타나고, 32도로 떨어지면 불안이나 초초함과 함께 어지럼증, 현기증을 느낄 수 있다. 심할 경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식까지 희미해지면서 혼수상태나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전 원장은 "술을 마시면 추위를 덜 느끼게 되고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판단력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평소 지병이 있거나 추위에 취약한 노인은 체온 조절 기능이 더욱 떨어지는 만큼 겨울철 음주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했을 때는 더 이상 체온 손실이 없도록 마른 담요나 이불 등으로 감싸줘야 한다. 담요로 덮어주면 시간당 0.5도에서 2도의 중심체온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가벼운 저체온증에 효과적이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추위 속 음주 저체온증 위험, 조심해야겠다”, “추위 속 음주 저체온증 위험, 겨울에 특히 조심”, “추위 속 음주 저체온증 위험, 술이 독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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