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일본 정부의 팔만대장경 인쇄본 유네스코 등재 추진 막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 시작

입력 2023-12-05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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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정부가 도쿄의 사찰 ‘조조지’가 소장 중인 ‘불교 성전 총서 3종’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서 중 한국의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이미 등재된 고려의 ‘팔만대장경판’으로 만든 ‘팔만대장경 인쇄본’까지 포함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상남도 합천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우리 문화재, ‘고려 팔만대장경’은 당시 불교의 역사, 문화뿐만 아니라 외세의 침입에 대항하고자 했던 고려시대의 민족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고려시대 때 대량으로 인쇄본을 찍어낼 수 있는 목판 대장경은 다른 나라도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목판이 온전히 남아있는 것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유일하다. 이러한 팔만대장경 인쇄본은 고려·조선을 거쳐 여러 나라에 전달됐다.

일본 총리와 문부과학성은 조선으로부터 받아 조조지에서 보관 중인 ‘고려 팔만대장경 인쇄본’을 포함해 불교 성전 총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엔 역사 왜곡이 우려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라는 이유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다고 했다.

하지만 조조지에서 등재하려는 팔만대장경 인쇄본의 경우, 해당 유산의 원판인 해인사 장경판이 한국에 온전히 남아있으며 이미 한국의 등재 신청으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또한 해당 인쇄본은 팔만대장경판이 제작된 후 초기에 인쇄된 것이 아니라 해당 시기 이후에 인쇄된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본질을 증명할 수 있으며 대체할 수 없는 기록유산을 중시한다. 이 점에서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의 기록유산이 이미 있기 때문에, 더욱 일본이 해당 인쇄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이유가 없다.

또한 일본이 ‘조조지가 소장한 3종의 불교성전 총서’라는 명칭으로 인쇄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자 하여, 명칭에서 ‘한국의 팔만대장경’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인쇄본과 관련해 모호한 명칭으로 기재했을 때, 한국의 ‘팔만대장경 인쇄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해당 인쇄본을 단순히 일본의 기록유산으로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 왜곡이 우려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은 2년 전에도 조조지 팔만대장경 인쇄본을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했지만 2023년 5월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럼에도 해당 인쇄본을 다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는 것은 역사 왜곡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일본은 이미 국제기구인 유네스코를 통해 침략 역사를 세탁한 전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군함도와 사도광산이 있다.

군함도와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대일항쟁기) 당시, 수많은 조선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끌려가 지나친 노동 시간과 열악한 거주 환경, 경제적 착취 등 여러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가혹한 노동에 노출되었던 곳들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강제 동원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은 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의 어두운 역사는 숨기고 해당 장소를 일본의 근대사 속 산업화의 상징으로 알리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속 추진하며, 일본의 긍정적인 역사만 부각하고 있다.

이에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군함도, 사도광산에 이어 한국의 찬란한 유산인 팔만대장경 인쇄본까지 등재하고자 하는 일본 정부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반크는 이를 위해 한국의 팔만대장경 인쇄본을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하려는 일본 정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포스터를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해 전 세계인들에게 SNS로 알리면서, 관련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글로벌 청원과 정책청원을 게시했다.

포스터에는 “군함도, 사도광산, 팔만대장경 인쇄본까지 어두운 역사는 부정하고, 찬란한 역사는 뺏어가고, 국제기구 유네스코는 일본 역사 왜곡 면죄부 발급기관이 아닙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해당 내용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청원 링크가 포함되어 있다.

반크는 포스터와 청원을 통해 국제기구 유네스코가 일본 역사 왜곡 면죄부 발급기관이 되지 않도록 한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에 반크 캠페인을 알려줄 것을 기대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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