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국내 초등학교 교과서 속 아프리카에 대한 편향된 서술과 이미지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아프리카 바로 알기 교과서 시정 캠페인’에 나섰다. 캠페인은 아이들의 첫 세계 인식 창구인 교과서 속 아프리카 서술을 점검하고, 다양하고 진정성 있는 관점을 담기 위해 기획됐다.
반크는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 실린 아프리카 관련 내용을 집중 분석했다. 이 교과서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모습을 배우는 입문서로, 미래의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반크의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교과서 속 아프리카는 ‘도움이 필요한 대륙’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로 묘사되며, 내용 또한 지나치게 단편적이다.
반크는 11개 출판사 중 5개 출판사(동아출판, 금성출판사, 미래엔, 천재교육,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교과서를 선정하여 분석을 진행했고, 그 결과 세 가지 주요 문제점을 발견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아프리카를 ‘빈곤, 기아, 내전’의 고정된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아프리카는 한국의 원조 및 봉사 활동의 대상으로 등장하며, 자립적인 발전보다는 수혜자로서의 이미지에 치우쳐 있다. 이는 아프리카를 ‘문제의 대륙’으로 규정짓고, 외부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지역으로만 인식하게 만든다.
이에 반크는 ‘1-2. 세계의 다양한 삶의 모습’ 혹은 ‘2-2. 지구촌의 평화와 발전’ 단원에 아프리카의 자립적이고 긍정적인 발전 사례들을 함께 소개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미래엔 교과서는 “월드컵이 열린 나라, 남아공”이라는 표현을 통해 아프리카의 역동성과 세계와의 연결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아프리카의 ‘다양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이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으로, 54개국이 다양한 문화, 인종, 기후 속에 공존하는 다층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아프리카를 단일 국가처럼 단순화하고, 사막, 사파리, 원시 부족 등의 전형적인 이미지로만 그려내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문화와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대륙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초래할 수 있다.
천재교육 교과서는 이러한 단일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집트의 피라미드, 콩고 민주 공화국의 고릴라 서식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월드컵 경기장 등 각국의 상징적인 장소를 소개하며 아프리카 대륙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문제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류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1-3.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들’ 단원에서는 아시아, 미국, 유럽과의 관계는 서술되어 있지만, 아프리카는 언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프리카를 한국과 무관한 ‘원조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천재교육 교과서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에티오피아와의 역사적 관계를 비롯해, 태권도 교류와 참전 용사 기념행사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현재까지도 한국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래엔 교과서 또한 케냐와의 무역 사례를 통해 양국 간 실질적인 경
제 교류를 소개했다.
물론 아프리카에도 빈곤과 내전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반크는 현재 교과서의 서술 방식이 지나치게 단편적이며, 아프리카의 빠른 성장과 문화·예술·과학기술 분야의 역동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한국도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으며,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었고, 한국을 도운 아프리카 국가들도 있었다”고 언급하며, “이제 선진국이 된 한국은 아프리카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상호 교류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 시작은 교과서 속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하나씩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또한 “한국 교과서에서 아프리카를 단순히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대륙’으로 묘사하는 인식이 변화하지 않으면, 한국의 ODA(공적개발원조) 정책도 국민적 공감과 세계인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적개발원조는 일방적인 시혜가 아닌, 상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국제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프리카를 ‘지원의 대상’으로만 배우게 되면, ODA가 단순히 ‘돈을 쓰는 일’로 인식될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의 인식 변화가 궁극적으로 외교 현장에서의 신뢰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는 박지은 청년연구원은 “교과서에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다 균형 있게 담아야 한다. 아프리카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면모도 있다. 교과서로 세계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한 장의 교과서가 평생의 인식을 만든다면, 아이들의 첫 시선이 편견이 되지 않도록 바꾸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반크는 이번 초등 교과서 시정 캠페인을 시작으로, 향후 중·고등학교 사회 및 세계사 교과서에 실린 아프리카 관련 서술도 분석할 예정이다. 세계 시민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특정 대륙을 단일한 시각으로 묘사하는 교과서의 관행은 시대적 흐름과 국제 감수성에 부합하지 않으며, 보다 입체적이고 존중을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반크의 입장이다.
한편, 반크는 한국의 우수한 정책을 한류의 일환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정책 제안 및 소통 플랫폼인 ‘울림’과 ‘열림’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한국의 정책을 세계와 공유하고 글로벌 인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크는 전 세계 2억 명에 달하는 한류 팬들의 관심이 단순한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의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 전반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한국의 정책과 지구촌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K-정책 한류’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반크는 ‘K-정책 한류’를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중심이자 동북아의 관문, 그리고 전 세계인과 꿈과 우정을 나누는 나라로 변화시켜, 한국이 글로벌 변화의 중심에 서는 국가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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