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지 호텔로 남자친구를 불러 함께 숙박했다는 한 공무원의 하소연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만들고 있다. 공무원 A씨가 올린 글은 빠르게 확산됐고, 의견이 갈리는 댓글 반응이 더 눈길을 끈다.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관외 출장 중 벌어진 일을 털어놨다. 남성 팀장과 함께 업무를 마친 뒤, 혼자 호텔에서 지내기 불안해 남자친구를 불렀다는 설명이었다. 출장지는 우연히도 남자친구가 거주하는 지역이었고, A씨는 조용히 쉬고 싶어 남자친구와 숙박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 아침에는 호텔 조식까지 나란히 먹었다.

문제는 그 장면을 팀장이 목격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식당에서 남자친구와 있는 걸 본 순간 팀장님의 표정이 굳어졌다”고 전했다. 이후 팀장은 “출장 와서 남자친구와 자는 게 말이 되냐”고 따로 불러 주의를 줬다고 한다.

A씨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근무 시간은 이미 끝났고, 제 개인 시간인데 남자친구와 무엇을 하든 간섭받을 이유가 있나. 호텔 비용도 1인이나 2인이나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팀장의 사생활 간섭이 지나치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해당 글이 온라인에 퍼지자 반응은 즉각 갈렸다. 한쪽에서는 “회사 경비로 잡은 숙소인데 사적 활용 아닌가” “업무 출장 중 공간은 회사가 제공한 것이다” “사회적 지능이 낮아 보인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반대로 “일과 외 시간은 개인 자유다” “규정 위반이 아니라면 문제 삼을 이유 없다” “우리 회사는 가족 동반도 허용한다”는 옹호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댓글에서는 더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조식까지 같이 먹은 건 과했다”, “들키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 “팀장 입장에서는 보고도 못 본 척하기 애매했을 듯”, “사생활 간섭도 문제지만 출장 목적 생각하면 조심했어야 한다”, “규정이 없다면 비난도 과하다” 등 온도 차가 컸다.

논쟁은 결국 ‘출장 중 개인생활의 범위’, ‘회사 비용의 사적 사용 기준’, ‘상사의 지적이 어디까지 정당한가’라는 오래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