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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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가 샌프란시스코 페리공원에서 철거된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의 복원을 촉구하는 국민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은 한미 우호의 상징이자 외교사의 중요한 유산인 조형물이 2018년 철거된 뒤 오클랜드의 한 창고에 방치된 현실을 알리고, 정부와 국민이 함께 복원에 나설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된다.

대한민국과 미국의 공식 외교 관계는 1882년 체결된 한미수호통상조약에서 시작됐다. 양국은 수교 100주년을 맞은 1983년, 인천 자유공원과 샌프란시스코 페리공원에 각각 기념 조형물을 세워 한 세기의 우호와 협력을 기념했다. 이 조형물은 조선의 첫 근대 외교 사절단인 보빙사가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며 대한민국 외교사의 새 장을 연 순간을 상징하는 역사적 유산이다.

또한 이 조형물은 낯선 이국땅에서 터전을 일군 한인 이민 1세대에게 조국의 역사를 되새기고 정체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공간이었다. 현지 한인사회는 수십 년간 이곳에서 기념행사를 이어오며 한미 우호와 동포사회의 결속을 다져왔다.

그러나 2018년 관리 문제를 이유로 철거된 이후, 재설치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현재까지 오클랜드의 한 창고에 보관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는 약 40만 달러(한화 5억6000만 원)로 추산되는 복원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한인사회의 자발적 모금 20만 달러(한화 2억9000만 원)와 국회·정부 지원 20만 달러를 매칭하는 방식의 재원 조성 방안을 제안했다. 최근에는 국회 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단이 직접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재설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회 차원의 협력 의사를 밝히는 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조형물 복원이 단순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번 복원이 재외동포 사회의 현안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사적 책임과 외교적 정체성을 되새기는 국가적 과제임을 환기했다. 이에 반크는 한미 양국 정부와 재외동포청,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현지 한인회가 협력해 복원 추진에 실질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우리는 해외 곳곳에서 평화의 소녀상이나 독립운동 기념비가 철거될 때마다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하며 정부의 대응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정작 정부가 세운 한미 우호의 상징이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이는 우리가 국가의 역사와 약속을 어떻게 지켜가고 있는지를 되묻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특정 동포사회의 현안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스스로 세운 외교적 약속을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라며, “정부와 국민이 함께 이 문제를 기억하고 행동에 나설 때 비로소 한미 우호 100년의 의미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장은 “샌프란시스코는 조선의 첫 외교 사절단이 도착한 도시이자 미주 한인 역사의 시작점”이라며, “이곳에 세워졌던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은 동포들에게 우리 공동체의 뿌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조형물의 복원은 단순히 하나의 구조물을 되살리는 일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역사와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라며, “한국 정부와 모든 국민이 이 문제를 공동의 역사로 인식하고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크 권소영 연구원은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는 한국 외교의 주변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정책 방향에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체”라며, “이번 캠페인이  동포 사회와 국내가 함께 한미 우호의 역사를 되짚고, 그 의미를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크 구승현 연구원은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며 세워진 조형물이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역사적 약속이 현장에서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며, “이번 캠페인이 정부와 국민, 재외동포가 함께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