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두씽씽투…KIA시동걸었다

입력 2008-04-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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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폼개조제구력안정,두산전서6이닝노히트첫승
‘미완의 대기’ 5년간 부진터널 투구폼 전격개조 제구력 안정 두산전서 6이닝 노히트 첫 승 KIA 좌완 선발요원 전병두(23)의 어깨는 무거웠다. 호세 리마에서 서재응까지 메이저리그 출신의 짱짱한 선발 1∼3번이 모두 무너지면서 팀이 개막 3연패에 빠진 절박한 상황, 이 한마디면 그의 부담감을 능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게다가 선발 맞대결 상대였던 두산 김선우 또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에이스급 투수. 물 먹은 팀 방망이, 상대는 투타의 짜임새가 탄탄한 두산. 그러나 전병두는 기대 이상의 호투로 팀의 연패를 끊었다. 2일 광주 두산전에서 전병두는 최고 시속 145km의 직구와 스트라이크존에서 움찔대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6이닝 무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 누구나 아픔은 있다! 전병두에게 두산은 친정팀. 부산고를 졸업한 그의 데뷔팀은 2003년 두산. 좌완의 희소성에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 말 그대로 미완의 대기였다. 그러나 그는 2005년 7월 KIA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KIA 소속이던 투수 다니엘 리오스, 타자 김주호와 맞바꾸는 트레이드였다. 게다가 전병두는 KIA로 이적한 뒤 단 한차례도 두자리 승수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반면 리오스는 펄펄 날며 지난해에는 급기야 투수 2관왕(다승·방어율)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이를 발판으로 올해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로 진출했다. 전병두와 리오스를 수평비교할 수는 없지만 트레이드로 명암이 갈린 단적인 사례로는 충분하다. ○ 변화, 생존을 위한 몸부림 부진에는 이유가 있는 법. 바로 부상이다. 스윙폭이 좁은 독특한 폴로스루로 인해 그에게는 늘 어깨에 부상 위험이 따랐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시도한 투구폼 개조,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 때 그가 선택한 생존책이었다. 왼팔을 최대한 허리쪽으로 끌어내린 뒤 스윙을 크게 하는 투구폼, 전병두는 겨우내 새 폼에 공을 들였다. 이강철, 김봉근 투수코치가 지도했다. ●투구폼 변화의 득실 투구폼 변화는 투수에게는 도박이다. 성공해도 반드시 손실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자칫 실패하면 아예 선수생명이 끝장날 수도 있다. 투구폼 개조로 전병두도 구속을 잃었다. 시속 4∼5km가 반감됐다. 반면 제구력을 얻었다. 이는 잃어버린 구속을 상쇄하고도 남는 소득이자, 투수로서의 생명력은 오히려 늘려주는 호재이기도 하다. ●왜 바꿨을까? 7회초 KIA 벤치는 노히트노런을 기록 중이던 전병두를 내리고 잠수함 유동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6회까지 투구수도 81개에 불과했던 전병두를 내렸으니 의구심이 증폭될 수밖에. KIA의 일본인 투수코치 칸베 토시오는 “첫 선발등판이라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라고 설명했다. 전병두 역시 “더 던져도 됐지만 팀 승리가 중요해 아쉽지는 않았다”며 “올해는 아프지 않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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