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규가뿔났다’…후보도없다고?국가대표뽑혀도안가!

입력 2008-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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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예비엔트리탈락섭섭…요미우리전2루타‘실력시위’
“그렇다면 나도 굳이 가고 싶지 않다.” 뒤늦게 접한 소식에 처음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나도 병역 혜택을 받은 처지다. 나라가 불러준다면 안 갈 이유가 없다”던 당초 입장에서 곧바로 후퇴, ‘그렇다면 나도 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섭섭한 감정이 숨김없이 그대로 묻어났다. 주니치 외야수 이병규(34)가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베이징올림픽 본선(8월)에 참가할 예비엔트리 성격의 100여명 명단을 알고 난 뒤 반응이다. 이병규는 ‘매머드급 예비후보’에 조차 자신의 이름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최근 보도 내용을 전달 받고 “100명이라면 어지간한 선수가 다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거기에 내 이름을 뺐다고 하면 처음부터 날 데려갈 생각이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나도 야구를 하고 있지만 그런 분위기라면 내가 굳이 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100명이 넘는 규모의 명단에 그의 이름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보도가 나온 지 며칠이 지났지만 그는 사실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 백인천 SBS스포츠 해설위원과의 인터뷰 때도 “사퇴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불러주면 가야죠”라고 답한 건 그래서였다. 이병규가 예비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건 지난해 말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서 무성의한 플레이를 해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김 감독은 지난달 타이중(7깶14일)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이병규를 발탁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나고야돔에서 만났을 때 이병규는 올림픽 본선에서 대표팀에 발탁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도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운 좋게 대표팀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불러 준다면 기쁜 마음으로 당연히 갈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그러나 혹시 내가 가서 메달을 따 다른 미필 후배들의 몫을 빼앗을 수 있다는 걱정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군대를 가야하는 우리 히어로즈 이택근의 이름을 거론하며 “내가 가서 메달을 딴다는 보장이 없지만 만약 내가 가고 택근이가 빠져서 대표팀이 메달을 딴다면 나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병규가 대표팀 예비엔트리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앞으로 이 문제는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병규는 지난달 28일 히로시마와의 개막전 이후 주니치의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출장하면서 5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기록하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2일 요미우리전에서도 1-0으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서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는 2루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5게임 타율은 0.333. 도쿄=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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