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완투는추억’…에이스도7이닝만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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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큰 의미가 없어지는 게 완투게임이다. 예전에는 완투게임이 투수에게 훈장이나 다름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강한 어깨의 잣대였다. 특히 에이스에게는 절대적인 지표였다. 한 시즌에 에이스의 두자릿수 완투게임은 당연했다. 박찬호의 LA 다저스 전성기 시절 완투게임을 놓쳤을 때 모두들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만 해도 완투게임의 상징성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에이스가 등판해 7이닝만 완벽하게 막으면 된다. 다음은 불펜이 책임지는 일이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최다 완투게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이 할러데이로 7차례 작성했다. 그 뒤를 애리조나 싱커볼 투수 브랜든 웹과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C C 사바시아가 4차례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두자릿수 완투게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랜디 존슨으로 1999년 12차례 일궈낸 적이 있다. 당시 존슨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6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샌디에이고 제이크 피비(사진)가 완투게임을 작성한 게 화제가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피비는 2007년 투수 3관왕 다승(19승), 방어율(2.54), 탈삼진(240개) 1위에 오르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완투게임은 없었다. 8이닝을 던진 경우도 없었다. 역대 2004년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함께 두번째 ‘노 완투게임’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한 투수가 됐다. ‘노 완투게임’에는 투수 출신 버드 블랙 감독의 구상과 샌디에이고의 막강 불펜이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샌디에이고 블랙 감독은 ‘팀의 에이스가 완투게임이 없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들었다. 이를 의식해 이날 다저스전에서 피비에게 완투게임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2006년 9월 3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처음이다. 피비는 8회까지 101개 투구를 했고, 총 116개를 던졌다. 앞으로 피비의 완투게임이 더 늘어날지는 누가 알겠는가.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는 팀방어율 3.70으로 메이저리그 선두를 자랑했다. 선발진보다 불펜의 방어율이 더 좋았다. 블랙 감독이 불펜에 크게 의존한 배경이다. 매덕스가 난타를 당하지 않고 14승11패 4.14의 준수한 방어율을 유지한 것은 불펜이 효과적으로 막아줘서다. 6이닝이 매덕스에게는 최대치다.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게 선발진이지만 불펜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뉴욕 메츠의 페드로 마르티네스(부상중)가 5이닝 투수로도 버틸 수 있는 게 불펜의 힘이다. 6, 7회를 스페셜리스트가 맡고, 8회 셋업맨, 9회 클로저 순으로 이어지는 게 현재의 메이저리그 불펜 시스템이다. 샌디에이고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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