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After]‘로빈애로우’태릉선빗발

입력 2008-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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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에서 화살을 발견했다. “감독님, 이건 왜 버린 건가요?”, “화살 뒷부분을 봐요. 망가졌잖아. 로빈애로우라고….” 그 이름만으로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 갔다. 영화 ‘의적 로빈 후드.’ 과녁에 맞은 화살을 두 동강 내버리는 또 다른 화살, 케빈 코스트너의 의기양양한 모습. 태릉에서 이것은 현실이다. 문형철 감독은 “신궁이란 활을 자기와 일치시키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고 했다. 그 과정의 제1단계는 활을 자기 몸에 맞게 손보는 튜닝작업이다. 개개인의 신체적 조건에 따라 활의 크기와 세기는 달라진다. 화살의 두께와 길이도 선수마다 다르다. 문 감독은 “튜닝은 피아노로 치면 가장 정확한 음정을 내기 위한 조율과 같다”고 했다. 그 다음에는 활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문 감독은 “10점을 쐈을 때, 화살을 놓는 타이밍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활에는 클리커라는 장치가 있다. 화살을 당기면 일정한 지점에서 “깔딱”하고 놓을 지점을 일러준다. 활이 들려주는 소리와 자기 느낌을 일치시켜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 양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 한 곳을 바라보는 동료의 말에 귀 기울이기. 단, 초보자는 다음날 오른쪽 어깨가 욱신거릴 수 있다. 태릉=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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