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경영학]‘몸값거품’주범은에이전트?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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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890만 9152달러-1996년 5218만 9370달러-2001년 1억 1228만 7143달러-2005년 2억 830만 6817달러. 2008년 1억 9522만 9045달러로 일단 진정됐지만 뉴욕 양키스의 팀 페이롤은 1988년 이래 대거 상승을 거듭해왔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지탄받는 양키스의 물주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는 책임을 통감할까. 그럴 리 없다. 그의 변명을 요약하면 ‘이게 다 에이전트 때문’이니까. 메이저리그 에이전트가 되는데 딱히 요구되는 자격 요건은 없다. 빅리그 30구단 40인 로스터 중 최소 1명 이상과 계약하고, 선수노조에 등록해 승인을 얻으면 된다. 한국인 에이전트론 류제국(탬파베이), 정영일(LA 에인절스)을 거느린 이치훈 씨가 해당된다. 에이전트와 선수의 계약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전체 연봉의 5정도가 에이전트의 몫이다. 단 빅리그 최저연봉 미만 계약에 관해선 원칙적으로 청구가 불가능하다. 싸이더스, SM, YG와 같은 연예 매니지먼트사처럼 빅리그 역시 큰 회사 쏠림 현상이 강하다. 스콧 보라스, 제프 무라드, 얀 텔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로저 클레멘스의 에이전트 헨드릭슨 형제, 후안 곤살레스의 전 에이전트였던 짐 브로너와 거대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SFX에 영입된 텔렘은 페드로 마르티네스, 마리아노 리베라, 마이크 무시나, 앤디 페티트, 제이슨 지암비 등을 고객으로 모집했다. 지금은 SFX와 결별했지만 2005년 빅리그 개막 로스터의 10정도(125명)가 텔렘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텔렘은 NBA(미 프로농구)에서도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휴스턴)를 고객으로 거느렸다. 특히 2003년 6월 코비가 강간 스캔들에 휘말려 맥도날드 등 스폰서 계약이 잇따라 날아가는 위기상황에서 텔렘은 민,형사 고소 취하와 합의를 이끌어 고객을 지켜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텔렘은 마쓰이 히데키(양키스)의 에이전트이기도 하다. 마쓰이는 요미우리 시절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스스로 영작 e-메일을 구단에 보내는 방법을 썼지만 철저히 무시당했다. 텔렘을 만나고서야 소원하던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고, 4년 총액 5200만 달러 FA 잭팟도 터뜨릴 수 있었다. 이밖에 김병현의 전 에이전트였던 무라드는 애리조나의 공동 구단주로 변신, 180도 포지셔닝을 선회했다. 보라스는 케빈 브라운으로 1억 달러(다저스행), 알렉스 로드리게스로 2억 달러(텍사스행)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빅리그 몸값 거품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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