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찾고골도넣고“할수있다”자기암시

입력 2008-04-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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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뒤꿈치골작렬
수원 삼성 공격수 서동현(23)은 미완의 대기였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기술과 골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항상 골문 앞에서의 결정력이 아킬레스건이었다. 자신감 부족이 그 원인. 올 시즌 3골을 넣었지만 가진 기량에 비하면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차범근 감독의 평가였다. 서동현은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차 감독의 분데스리가 시절 기사를 읽었다고 한다. 차 감독이 경기 전 항상 ‘난 할 수 있다.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하고 그라운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13일 서울과의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서동현이 차 감독을 찾았다. “감독님, 이번에는 저 선발로 한 번 뛰어보고 싶습니다.” 올 시즌 7경기 중 3월 16일 성남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교체 투입됐던 서동현이다. 차 감독은 고심 끝에 서동현의 말을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어린 선수의 자신감을 키워줌과 동시에 빡빡한 리그 일정에 지친 주전 공격수 에두의 체력을 배려하는 측면도 있었다. 16일 부산과의 컵 대회 A조 3라운드에 자신이 선발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동현은 경기 전 ‘난 할 수 있다’고 계속 암시를 걸었다. 후반 27분, 부산 진영 오른쪽을 돌파한 남궁웅이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서동현은 문전 앞으로 달려들었지만 볼이 너무 빠른 탓이었을까. 볼은 서동현의 뒤쪽으로 향했다. 순간, 마음 속에서 외침이 들렸다. ‘난 할 수 있다. 난 골을 넣을 수 있다.’ 스쳐지나갈 듯 하던 볼은 서동현의 오른발 뒤꿈치에 맞고 그림처럼 상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니폼 상의 깃을 세우는 세리모니를 펼친 서동현은 “박건하 코치님이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기 때문에 코치님이 선수 시절 자주하던 이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전 속으로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이 오늘 골을 넣을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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