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도실력”0.01초의희비가른다…첨단스포츠용품

입력 2008-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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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는 유희(놀이)와 경쟁이라는 속성이 내재되어 있다. 이 중에서 스포츠에 담긴 경쟁적 특성은 오늘날에는 단순한 ‘경쟁’의 의미를 넘어선다. 첨단 스포츠과학의 경쟁이라고 할 만큼 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측정 및 분석 결과에 기초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나 선배 선수들의 기술과 동작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운 시대다. 그리고 훈련방식이나 경기력이 비슷해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첨단 장비를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 이번 주 <테마스페셜>에서는 ‘첨단 스포츠 장비’에 대해 집중 탐구해본다. 첨단 스포츠용품과 스포츠과학 측정ㆍ분석 장비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를 사용할 경우 어떤 효과를 거두는 지를 알아본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수영의 박태환(19)을 꼽는다.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우리나라 수영 사상 최초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영의 경우 0.01초 때문에 메달 색깔이 갈린다고 한다. 그만큼 기록단축은 중요하다. 물속에서의 0.01초는 약 2.5cm의 거리에 해당된다. 이런 짧은 거리를 단축하는 요인들 중 하나는 수영복을 빼놓을 수 없다. 수영 기록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물의 저항이다. 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수영복의 기능을 발전시키려는 노력과 궤를 같이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전신 수영복이 출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신 수영복을 선보인 이안 소프(호주)는 3종목 세계신기록 작성과 함께 3관왕에 올랐다. 당시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선수들은 17개 종목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각국의 스포츠용품회사들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선보일 최적의 전신 수영복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박태환도 일본의 A스포츠사의 도움으로 최적의 전신 수영복을 준비 중이다. 전신수영복 등장후 세계신 급증 활동성 높이고 물의 저항 최소화 박태환도 최적의 유니폼 준비중 수영복의 중요한 기능은 첫째 활동성을 높이고 물의 저항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며,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기능에 적합한 소재 개발에 열중이다. 전신 수영복에 사용되고 있는 소재는 신축성을 통해 활동성을 높이는 기능 뿐만 아니라 피부와 밀착해 피부의 떨림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신축성이 높은 수영복은 피부의 떨림을 막아줘 물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키고, 게다가 수영할 때 신체의 롤링 현상을 줄이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 둘째는 물의 저항을 감소시키는 역할이다. 일본의 A사에서는 수영복의 봉제 선을 크게 감소시켰고, 초음파 접착방법을 이용해 봉제선의 길이나 두께를 10이상 감축했다고 한다. 그 결과 기존의 수영복 보다 물의 저항을 3이상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았다. 또한 전신 수영복은 반바지나 반신 수영복 보다 물의 저항이 훨씬 적다는 실험결과도 나왔다. 전신 수영복 소재에 숨겨져 있는 비밀이 하나 더 있다. 모든 스포츠사가 비밀로 숨기고 있는 기술은 소재의 표면 처리이다. 수영복 소재 표면은 물과 직접 닿는다. 소재표면의 무늬 모양에 따라 신체를 유선형으로 만들고, 물의 저항을 감소시키는 비밀이 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라면 육상의 달리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달리기에 관련된 스포츠용품으로는 공기저항을 최소로 줄이기 위한 전신 운동복과 운동화에서 첨단 과학의 적용사례를 볼 수 있다. 운동화는 착용감을 높이고 충격을 완화시키는 기능에 관심이 집중된다. 걷고 뛰는 운동에서 기능의 최적화는 누적된 피로 수준으로 평가된다. 육상 운동화 충격완화 기능 중요 대부분 선수 발에 맞춰 수공제작 최근 마라톤화 중량 100g도 안돼 마라톤은 장시간 똑같은 운동의 반복으로 인한 충격과 과다한 에너지 소비 및 피로 누적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마라톤에 필요한 장비의 기능은 신발의 중량, 충격 흡수력, 바닥의 마찰력, 통기성, 탄성력 등을 선수 개인의 특성에 따라 적합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요구된다. 더욱이 신발은 사람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므로 일정한 패턴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전문 운동화는 선수의 발에 맞추어 별도의 수공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봉주가 1998년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때 신은 마라톤화는 국내 용품회사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이 마라톤화의 중량은 150g이었으나 지금은 100g 이하로 감소됐다고 한다. 마라톤화의 탄성은 발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신발을 구부리거나 비틀었을 때 탄력의 정도와 각도는 발목의 보호에 크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신발이 안쪽으로 비틀어지는 탄성이 약한 경우에는 발 부상 위험이 커진다. 스포츠 장비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각기 다른 감정을 갖는 것과 같이 신체적 특성 또한 아주 다르다. 이처럼 특성이 다른 사람에게 최적의 조건이 될 수 있는 장비는 이론적으로만 제안될 수 없다. 오늘의 첨단장비를 개발하는데 공로가 가장 큰 분야는 바로 측정과학이다. 물의 저항을 측정하는 장비, 탄성의 정도를 세밀한 단위까지 보여줄 수 있는 계측 기계, 움직임의 동작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분석 장비들을 이용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최적의 조건으로 근접한 결과가 바로 오늘의 첨단 스포츠장비인 것이다. 그러나 첨단과학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사람의 감각, 즉 손끝 기술이다. 최고의 정밀도를 맞추고 최적화시키는 기술은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수공예이다. 쇼트트랙의 구두, 마라톤화의 모듈, 양궁의 탄성을 조절하는 기술과 같이 예민한 튜닝은 아직도 인간의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 이순호 KISS 책임연구원 백진호 KISS 책임 연구원 문영진 KISS 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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