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Biz]‘세살버릇’바로잡기‘창의성’을접목하라

입력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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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은 창의적 플레이가 부족하다.’ 지난해 K리그에 소속된 한 관계자가 축구전문가와 함께 했던 사석에서 한 말이다. 유럽선수들이 도저히 공간이 없는데도 보여주는 임기응변이나 어떤 방향에서 공이 와도 군더더기 동작 없이 처리하는 기술과 비교하며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체격이나 체력 때문인가, 아니면 육성시스템이 문제인가 등등이 거론됐다. 많은 얘기가 오간 끝에 이구동성으로 어릴 때부터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어 그렇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마침 그 자리에 가기 전 대한축구협회에서 발간한 ‘FIFA 기술발전 프로그램’이라는 책자를 읽었던 터라 언젠가 한번 축구전문가에게 묻고 싶었던 게 두 가지 있었다. 그 책 전술준비 편에는 빠른 침투와 역습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공격팀은 상대수비의 공간, 시간, 인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그걸 보면서 ‘이 어려운 개념을 도대체 선수에게 어떻게 쉽게 설명하지?’가 질문 하나였다. 또 선수 포지션에 따라 갖추어야 할 자질 편에는 ‘예견능력, 인지능력’ 등이 몇개 포지션에서 필요하다고 나와 있었고, ‘그런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어떤 방식으로 향상시키지?’라는 의문이 두 번째였다. 각 편에서 설명한 그런 능력들이 평소에 충분히 닦여지면 실전에서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 그 책이 일선 지도자들에게 배포되었다고 하는데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에는 어지간한 지도자 아니면 쉽게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 개념들이 많았다. 독후 의문은 ‘그 어려운 개념을 과연 누가 이해하기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였고 그 자리에서 창의적 플레이 얘기가 나와 묻고 싶었다. 얘기 중에 다른 화제로 옮겨가 질문할 기회를 놓쳤는데 지도자 자질 얘기로 이어져 질문할 필요도 없어졌다. 유소년에게 축구의 재미를 알게 하면서 기량을 개발시킬 줄 아는 지도자가 드물다는 말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임 끝 무렵에 전문가들 앞에서 조심스럽게 제안 하나를 했다.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 교육프로그램에 ‘바둑과 당구’를 한번 넣어 보는 것은 어떠냐고. 바둑만큼 시간, 공간에 대한 개념과 수읽기 능력을 쉽게 배울 수 있는 놀이가 없다, 또 한국바둑은 세계 1위 실력 아니냐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당구 역시 무거운 공에 회전을 넣을 수 있다면 축구공 회전시키는 요령을 쉽게 배울 수 있지 않겠느냐. 술자리여서 문외한의 제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가부 의견은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큰 공이든 작은 공이든 공 잘 다루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당구를 잘 치는 것만은 분명하다. 정 희 윤 스포츠경제연구소 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 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 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 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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